[김성환 목사 칼럼] 작은 것의 중요성

김성환 목사ㅣ큰사랑교회 담임

작년에 저희 교회에서 설교용으로 사용하려고 근사한 마이크를 구입해 설치했습니다. 강대상 양쪽에서 날씬하게 올라오는 두 대의 마이크입니다. 처음에는 아주 만족하게 사용했는데, 몇 달이 지나면서 한 쪽 마이크에서 잡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좀 쿵쿵 거린다던지, 마이크 대를 조정한다든지 하면 찌직 찌직 소리가 났습니다.

처음엔 마이크가 너무 민감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잡음의 도가 지나쳐서, 나중엔 음악소리가 좀 크게 울려도 마이크에서 찢어질 듯한 굉음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견디다 못해 그 마이크를 설치한 분을 모셔와서 물었습니다.

저는 사실 속상한 마음으로 "이 마이크를 교체해야 한다면 그 판매회사가 워런티를 인정해 무상으로 교체를 해 줄 것인가? 그렇다면 마이크를 그 회사에 보내고 다시 돌려 받는데 몇 주는 걸린텐데, 그 기간 동안 마이크 하나로만 사용하면 보기가 안 좋을텐데 어떻하나... 만에 하나라도 워런티가 적용이 안 된다고 하면 어떻하나? 창고에 이 마이크의 오리지널 박스가 있는가?" 등등... 별 생각을 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가 진단한 잡음 문제의 원인은 너무도 간단한데 있었습니다. 마이크 앞 부분의 나사가 풀려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부분을 살짝 조여 주니 금방 모든 잡음은 사라지고 아주 깨끗한 음질이 다시 나왔던 것입니다.

전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줄도 모르고 몇 주 동안 이런 저런 걱정으로 마음이 상한 것을 생각하면 억울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전 이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의 원인이 때로는 아주 간단한 곳에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실 그 마이크도 나사 몇 바퀴만 조여 주니 그 큰 문제가 곧 바로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좀 더 자세히 관찰하고, 그 마이크에 대한 기초지식만 있었어도 문제 될 것이 하나도 없었고, 또 금방 해결책을 찾았을 것인데, 그걸 못했던 것입니다.

혹시 요즘 이런 저런 문제 때문에 여러분 마음이 무거우시다면 문제의 원인이 간단한데 있지 않나 면밀히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내 사소한 고집이나, 내 어리석은 언변이나 교만함 때문에 쉽게 풀릴 일도 계속 꼬여 가는 것이 우리 인생일 때가 많습니다.

그 때 우리는 먼 곳에서 문제 해결책을 찾지만, 실은 아주 가까운 자기 자신에게 있을 때가 많지요. 나사 몇 바퀴 돌려 주듯이 내 마음 다시 고쳐 먹으면 순간에 다 해결 될 것을, 그걸 안 해서 힘들어 질 때가 많습니다.

또는 아주 기본적인 원리 원칙을 무시한 채 살다 보면 엄청난 어려움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엔 발등에 떨어진 문제 자체에 집중해야겠지만, 실은 그렇게 무시 당한 원리 원칙을 다시 세워 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문제 해결의 진정한 실마리를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일이 큰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에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만나는 소소한 것들을 매우 소중히 생각하며, 또 최선을 다해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작은 문제가 큰 문제의 원인이 되듯이, 작은 사랑의 실천, 작은 화해의 제스쳐, 그리고 내가 드리는 작은 기도와 믿음이 우리 삶에 큰 기쁨과 축복을 가져 오게 됨은 말할 나위도 없는 진실입니다.

#김성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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