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영성과 실력 겸비한 작가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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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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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격 골든십자가상 3명, 특선14명, 입선 32명 등
시상식에서 한미선의 임원들이 찬양을 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한국 기독미술계에 큰 행사인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의 제 31회 시상식이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마루아트센터에서 지난 7일 개최됐다.

한국미술인선교회(대표 정두옥 회장, 이하 한미선)가 주최한 이번 대회의 당선작은 6일부터 11일까지 동일한 장소에서 전시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명룡, 신미선, 조안석, 구여혜, 전태영, 황적환, 정두옥 등 일곱명의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해 총 827점 공모작 중에서 골든십자가상 3명, 특선14명, 입선 32명이 최종 선정됐다.

한미선은 ‘골든십자가상’ 수상자들에 대해 “세 분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앞으로도 기독작가들의 신앙고백이 시각적인 형식으로 표현되고 진리의 말씀 가운데 세상의 빛으로의 역할을 감당하는 귀한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30주년이었던 작년부터 새로운 개편으로 지경이 확장되어가며 우수한 기독미술작가 등용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고 있는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을 통해 역량있고 신실한 기독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심사위원으로 섬긴 조각가 최명룡 작가는 심사평에서 “기독 미술이라는 카테고리가 일반 미술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며 기독 미술인들에게도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영역이라 생각된다. 기독 미술인들과 일반 미술인들과의 구별됨은 기독 미술인의 작품 속에는 작가의 신앙고백이 함께 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기독 미술인으로서의 사명이기도 하다. 조형성과 예술성 그리고 영성이 서로 조화를 이뤘을 대 작품은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에 창의력이 더하였을 때 감동을 주고 아름다운 세상을 전하는 좋은 ‘전도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독예술인들의 연합선교단체인 ‘프레이즈 개더링’ 대표 곽수광 목사는 말씀을 전하며 “우리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이 인사동 한복판에 서 있지만, 어쩌면 이곳이 광야로 느낄 수 있겠다. 코로나와 만만치 않은 경제적 현실 외에도 세상은 우리의 ‘믿음’을 인정해 주지 않고, 교회는 우리의 ‘예술’을 인정해 주지 않기에 기독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는 힘든 동료 예술인들, 그리고 회복이 필요한 이웃과 사람들을 섬겨야 한다”며 “미술은 예술의 가장 본질적인 요소로 세상의 철학사조와 사상사조의 가장 치열한 한복판이다. 그 가운데 우리가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광야와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광야에서 천국을 경험하게 하는 마태복음의 오병이어 기적은 이것을 내놓는 사람에게 달려있다”며 “우리가 우리의 실력 향상과 창조성만을 추구하는 것에만 묶이게 된다면, 하나님의 주시는 창조성과 인도하심 가운데로 나갈 수 없다. 우리의 실력으로는 계획할 수 없는 하나님의 계획이 작동하신다는 것을 신뢰해야 한다. K-아트가 주목받는 이 시대에, 시대 속에서 하나님과 함께 전 세계로 나가 미술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꿈을 꾸고 우리의 것을 주님께 올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제 31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을 마치고 한미선의 회원들과 관계자들의 모습 ©이상진 기자

한미선의 정두옥 회장은 “공모전을 통해 축복도 있고 감사도 있지만, 이로 인해 마음 아픈 분도 있다. 모든 작가 분들께 다 좋은 상을 드리고 싶지만, 경쟁을 통해 차등을 두어 수상하게 되는 시스템적 한계가 있는 것이 아쉽다”며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이를 통해 작가분들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는 것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이것은 축복의 기회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또한, 여러모로 고생스러운 과정을 통해 초대작가가 되신 분들 또한 너무 귀하시다. ‘참 축하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은 세상의 다른 공모전과 다르다. 감동이 있고, 축복이 있고, 겸손함이 있다. 이번 세 분의 골든십자가 상을 수상하신 작가들은 참 겸손하시다. 상의 수상 소식을 듣고 ‘한미선에 누가 될까 두렵다’ 내지는 ‘부족한 내가 자격이 있는가’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 했다.

정 회장은 “기독 미술이 점점 자리매김을 더해가고 있고 기독작가들이 생각보다 수가 적지 않다. 여기서 우리의 할 일이 정말 많다. 그런데 우리끼리만 은혜받고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참 안타깝다. 그래서 우리가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세상 어디에 나가서 주눅 들지 않는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시각적인 예술인 미술이 복음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할 일은 기도를 통해 영성과 실력을 같이 준비되야 한다. 그러면 이는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것이고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것을 위해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은 그런 의미에서 소중한 시스템인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의 ‘골든십자가’ 상은 대상 격인 상으로, 이를 통해 한미선 회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아래는 3명의 골든십자가 상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이다.

골든십자가 상을 수상한 박가나 작가. ©이상진 기자

박가나 작가는 “하늘빛을 캔버스에 담는 작가”이다. 그녀는 “밤과 낯의 하늘빛은 참 아름답다. 그런데 이 하늘빛은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마치 천국까지의 우리의 삶의 여정과도 같다”고 한다.

그녀는 작년에 출애굽기의 말씀을 통해 ‘시내산 내려온 모세에게 나타난 광채는 무엇인가’라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과정을 가운데, 내 생각이 아닌 말씀 묵상을 통해 주님이 주시는 마음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을 더욱 찾고 구하게 된다”고 했다.

“나의 작품을 누군가 보았을 때, 빛의 향기가 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박 작가는 작년 아산병원에서 전시할 때, 한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 구매자에게 수상 소식에 대해 기쁨으로 나눴는데, 그 구매자는 ‘불교 신자’라고 자신을 밝혔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구매자는 “그래서 이렇게 작품에서 따듯한 빛이 났군요(신앙의 요소가 있기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나의 작품이 이처럼 누군가의 집에서 따듯한 예수님의 사랑의 마음과 그 분의 빛이 전해지는 작품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골든십자가 상을 수상한 송경희 작가. ©이상진 기자

35년을 중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해 온 송경희 작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담해 왔다. 그녀는 “아이들의 마음 속에 너무 큰 상처들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퇴직을 한 후에 ‘우리를 위해 채찍을 맞고, 고난받으신 예수님’을 전하고 싶어서 미술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하여, 송 작가의 첫 번째 전시의 주제는 ‘회복’이다. 그녀는 “요새는 물질적으로 참 풍요로운데, 만족하지 못하고 참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현대인들의 영혼은 참 갈급해한다. 하나님을 떠나서 그렇다. 나의 미술이 이런 분들을 회복케 하는 일에 쓰이면 좋겠다”고 했다.

골든십자가 상을 수상한 이기선 작가. ©이상진 기자

이기선 작가는 원래 구상작품을 보통 다뤄왔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도 ‘식탁 위에서 교제하는 풍경’을 주제로 비슷한 방식과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리기 시작하면서 도저히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감정상태가 됐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녀는 “전혀 작품에 대해 의미부여가 안 되고 작품에 나의 마음이 전이되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다가오는 전시일정으로 더욱 괴로웠다고...

이 작가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사가 뭘까'를 고민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기도하다가 획을 긋기 시작했는데, 굳었던 감정이 쏟아져 나오며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게 됐다”고 했다. “어떤 답을 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교회에서 기도팀과 함께 기도하는 가운데, 사람들의 기도 소리들이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휘몰아치는 물줄기처럼” 느껴졌고, 그 소리들을 그저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그래서 작품의 제목들은 ‘기도의 소리’라고 결론 내려졌다.

그녀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사무엘하에 나오는 ‘다윗이 전쟁중에 목마름으로 그의 부하들이 그를 위해 예루살렘 우물을 떠 준 장면’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묵상 가운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아무도 물을 떠 드리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며 “나의 그림이 십자가상에서 ‘내가 목마르다’고 하신 예수님께, 우리의 기도가 예수님의 마른 목을 축이는 기도가 담겨있는 그림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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