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이슬람 역사와 교리 전문가가 “십자군 전쟁에 대한 가장 오해받는 측면은 공격적인 침략전쟁이었다는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레이먼드 이브라힘(Raymond Ibrahim)은 최신 저서 『서방의 수호자들: 이슬람에 맞서던 기독교 영웅들』에서 1095년부터 1291년까지 로마 가톨릭 교회와 유럽 열강이 이슬람 통치 하의 예루살렘과 성지를 통제하기 위해 200년 넘게 벌인 십자군 전쟁을 둘러싼 역사적 수정주의를 재검토한다.
이브라힘은 C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4세기 전 이슬람교가 아라비아에서 일어나 중동, 북아프리카, 스페인 및 대부분의 지중해 섬을 포함하여 한때 기독교 세계였던 지역의 4분의 3을 폭력적으로 정복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브라힘은 “많은 역사가들이 제1차 십자군이 일어나기 수십 년 전 투르크인들이 당시 ‘지하드’의 최신 기수였다고 말하면서 기독교 지역에 새로운 침략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소아시아는 바울 사도의 서신이 많이 언급된 고대 기독교 지역이다.
이브라힘은 “11세기 중후반 중세 아르메니아의 수도 아니에서 이슬람 세력의 침입으로 약 1천개의 교회가 불탔던 것을 포함하여 수만 명의 기독교인이 학살되거나 노예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에 따르면, 동로마 황제 알렉시우스가 오늘날 제1차 십자군으로 알려진 사건에서 서방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은 이러한 반기독교 폭력과 유혈 사태 때문이었다.
이브라힘은 “부활의 교회를 포함해 예루살렘의 많은 교회가 모독되고 파괴되었으며 심지어 서방 순례자들도 공격을 받아 살해당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수의 이슬람 침략자들이 순례중이던 독일인 수녀를 성폭행한 사건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뭔가가 이루어져야 했고, 그리하여 1차 십자군이 탄생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역사의 대부분은 역사가들이 십자군 전쟁을 서구가 중동을 공격하고 테러하기로 결정한 이유 없는 공격으로 묘사하는 ‘현대 수정주의적 개작’의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타운대 교수 존 에스포지토(John Esposito)의 가르침을 지적했다.
존 에스포지토 교수는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 500년 동안의 평화로운 공존은 정치적 사건과 제국-교황 세력 다툼으로 이어졌다. 수세기에 걸쳐 일련의 소위 평화로운 공존은 기독교 국가와 이슬람교가 맞서고 오해와 불신이라는 지속적인 유산을 남긴 성전으로 이어졌다”라고 주장했다.
이브라힘은 십자군 전쟁을 둘러싼 또 다른 거짓은 전직 수녀이자 자칭 ‘프리랜서 유일신론자’인 카렌 암스트롱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카렌 암스트롱은 “이슬람이 칼로 (자신의 종교를) 강요했다는 생각은 십자군 전쟁 기간 동안 조작된 서구의 허구”라며 “사실 이슬람에 맞서 잔혹한 성전을 벌인 이들은 서구 기독교인들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브라힘은 이슬람이 시작된 이래로 기독교인들은 이 새로운 종교(아랍어로 ‘복종’으로 번역됨)가 칼을 통해 전파된다는 사실을 알고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기독교인을 상대로 처음으로 ‘잔인한 성전’을 시작한 이들이 무슬림이고 수세기 동안 기독교인을 ‘말살’해 온 이들이 무슬림이었다는 말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브라힘은 “기독교 역사에 있어 역사적이고 결정적이지만, 십자가와 칼을 들고 있는 그리스도의 추종자들에 대한 묘사가 복음주의와 다른 현대 기독교 흐름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이브라힘은 “십자군 전쟁을 뒷받침하는 성경적 명령은 오늘날 정의로운 전쟁 이론이라고 불리는 것의 기초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 역사의 대부분에서 정의로운 전쟁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라며 “이는 법을 위반한 이들과 공격자들은 투쟁의 대상이었고 사형과 전쟁을 포함하여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가 대부분 역사, 특히 문제의 중세 시대에 매우 강력한 종교였다는 사실이 종종 잊혀진다. 확실히 기독교인들은 타인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하지만 범죄자들(이 경우에는 동료 기독교인들을 심하게 박해하는 무슬림들)은 처벌을 받아야 했다”라고 밝혔다.
이브라힘은 옥스퍼드대학 십자군 역사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티어만(Christopher Tyerman)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최초의 기독교 신학자들은 보복이 아닌 수동주의와 용서를 설교하는 소위 신약성서의 자선 본문은 (국가가 아닌) 개인의 신념과 행동에 적용되는 것으로 확고히 정의했다”라고 밝혔다.
십자군 전쟁의 역사에 대한 이브라힘의 검토는 십자군 전쟁을 미국과 유럽의 ‘백인 우월주의자’에 비유한 주제에 대한 다른 동시대 저작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CP는 전했다.
‘Crusaders: The Epic History of the Wars for the Holy Lands’의 저자인 댄 존스는 종교 전쟁을 이슬람 국가(ISIS)나 알카에다와 같은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 단체에 비유했다.
존스는 2019년 CP와의 인터뷰에서 “극단주의 단체들 사이에서 십자군이라는 이름이 흔치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확실히 느낀다”라며 “마찬가지로, 특히 이슬람 국가(ISIS)를 비롯한 알카에다 분파의 이원적 ‘십자군 세계관’ 채택은 그 쪽에서 매우 인기 있고 매우 효과적인 선전 도구였다”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5년 그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이슬람국가(ISIS) 테러리스트 그룹의 행동을 십자군과 비교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기독교 지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고 CP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