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아니다. 너는 웃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웃음은 사람을 젊게 만듭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합니다. 기쁘고 즐거워서 웃는 웃음은 밝고 건강합니다. 하지만 기가 막히고 허탈해서 웃을 때가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을 비웃고 조롱하는 웃음도 있습니다. 썩은 미소, 줄여서 썩소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의 삶에는 기뻐서 웃는 밝고 건강한 웃음이 많게 하옵소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늘의 별처럼 많은 자손을 위해서 아들을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이 약속은 25년이 지나서 이루어졌습니다.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셨는데 이 약속은 아브라함이 죽은 뒤 500년이나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이 약속을 기다리기가 얼마나 힘이 듭니까?

하나님께서 약속하시는데 사라는 웃었습니다. 자기나 남편 아브라함이나 다 늙었는데 어떻게 아들을 얻는 기쁨이 있겠냐고 웃었습니다. 너무나 기막히고 허탈해서 웃는 웃음이었습니다. 사라는 두려워서 하나님께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니다. 너는 웃었다. 책망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 사라에게 아주 복된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연약함을 아시는 분이십니다. 자식을 바라면서도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 아시는 하나님. 웃고도 웃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연약한 사라였지만, 하나님은 결국 사라에게 이삭을 주셨습니다. “연약함 후에 강건하며 애통한 후에 기쁨 있고 눈물 난 후에 웃음 있고,”

약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약함을 책망만 하신다면 하나님은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분이십니까? 하지만 하나님은 저의 연약함을 다 아시고 그래서 아낌없는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라가 이삭을 얻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웃음을 주셨구나. 나와 같은 늙은이가 아들을 낳았다고 하면, 듣는 사람마다 나처럼 웃지 않을 수 없겠지.”(창21:6) 사라의 웃음은 정말 기쁘고 감사해서 웃는 웃음입니다. 허탈하고 어이없는 웃음을 기쁨과 감사의 웃음으로, 거짓된 웃음을 진실한 웃음으로 바꾸어 주옵소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힘입어 어이없고 허탈한 저의 웃음이 기쁨과 감사의 웃음으로 바뀌게 하여 주옵소서. 무슨 일을 하든지 기쁘게 하겠습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8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연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