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서에 나타난 사랑론

[신간] 나는 왜 불안한 사랑을 하는가
도서 「나는 왜 불안한 사랑을 하는가」

사랑은 인간의 삶, 그 자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사랑에 성공하려고 하지만 쉽사리 사랑에 실패한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이해해야 한다. 사랑이 무슨 감정인지, 사랑은 어떻게 발생하는지, 사랑은 어떻게 유지되는지에 관한 일이 필요하다. 권요셉 교수(인하대학교 심리학과)는 심리학의 렌즈를 가지고 구약성서의 아가서에서 사랑론을 길어 올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솔로몬가 술람미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메커니즘, 곧 애착, 불안, 강박, 히스테리, 소유, 자유, 상호성과 같은 주요 주제들을 다룬다. 사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사랑에 큰 용기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책이 되길 소원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당연한 말이지만 사랑은 대상이 있다. 분명하고 특정한 대상이 있어야 사랑이 가능하다. 사랑에 대상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사랑이란 받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사랑의 대상이 특정되지 않으면 사랑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주기만 하고 받지 않는 것이 위대해 보이고, 수많은 문학 작품이 돌려받지 않는 사랑을 노래하지만, 돌려받지 않는 사랑은 신의 영역이다. 이것을 간과하면 그 사랑은 소진되고 만다. 사랑하는 자에서 시작하여 사랑받는 자로 전환하는 과정이 사랑의 여정이다. 사랑은 시작부터 상호성을 목표로 한다. 사랑은 상호 대상성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 “인간의 모든 소통은 기호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말, 행동, 표정, 문자는 모두 마음을 담은 기호다. 기호 없이 마음 자체를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마음은 기호화한 만큼만 확인 가능하며 셈해질 수 있다. 수많은 문학 작품이 표현하지 않은, 기호화하지 않은 사랑의 위대함을 그려 낸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는 사랑을 수준 높은 사랑으로 그리는 문학 작품들은 연인들에게 표현하지 않아도 아는 사랑을 꿈꾸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운 문학은 판타지에 가깝다. 기호화되지 않은 마음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 없기 때문이다. 사랑도 기호화된 만큼만 확인 가능하다. 기호화하지 않은 사랑은 결국 한 사람, 자기의 마음에만 존재한다. 공유하지 않은 것을 사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집이다. 사랑을 기호화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데서 이미 그 사람의 사랑의 양과 질이 얼마나 협소한지를 알 수 있다. 사랑한다면 최대한 그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짐의 사랑은 대상의 특정 습관, 생각, 재산, 취향 심지어 몸과 감정까지 공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나타난다. 가짐의 사랑이 됨의 사랑보다는 상호 주체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완전히 주체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의 충돌을 가져올 수 있다. 가짐의 사랑은 적절하게 활용하면 사랑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상대의 결핍을 적절히 채울 줄 알고 내 결핍을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은 관계, 서로의 꿈을 함께 지원하고 이루어 가는 관계, 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아까워하지 않는 관계는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이다. 그러나 가짐의 사랑이 지나쳐서 강요 및 요구에 의해 상호 침입하게 되면 서로 지치게 되고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라캉에 의하면 상호적 사랑은 대상의 실재를 실재 자체로 수용하는 것이다. 사랑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대상은 상상이나 상징이 아니라 실재로 자기 앞에 설 수 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요소가 있어서 수정을 강요하면, 사랑의 대상은 관계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수정하겠지만, 강요에 의해 수정된 대상은 사실 대상 자체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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