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지의 한 교회가 힌두 민족주의 폭도들의 공격을 받아 파손돼 기독교인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인도 현지 매체인 ‘더 와이어’를 인용해 이번 공격이 델리 타히르푸르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폭도들은 기도를 방해한 후 신고 접수를 막기 위해 경찰서 밖에 모였다고 밝혔다.
기독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현지 교회인 ‘Siyyon Prarthna Bhawan’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건물에 들어와 확성기를 들고 ‘힌두 국가’를 약속하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확성기를 든 폭도들은 “우리는 힌두 국가를 만들겠다”라는 뜻을 가진 말인 ‘힌두 라쉬트라 바나옌게, 자이 슈리 람’을 외쳤다.
기독교인들은 힌두 민족주의 무장단체인 바즈랑 달(Bajrang Dal)에 속한 이들로부터 막대기로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보안상 이유로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기독교인 남성은 “매주 주일 교회에 모여 기도할 때 공격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면서 기도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이 고소를 접수하기 위해 경찰서를 방문했을 때 바즈랑 달과 세계힌두교협의회 등에 속한 1백여명이 밖에 모여서 “라마 경에게 영광”(Jai Shri Ram)이라는 힌두교 인사말을 외쳤다.
목격자 중 한명은 폭도들이 허가 없이 기도실에 들어와 막대기로 공격해 여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더 와이어에 말했다. 여성 세 명은 바즈랑달 회원이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사트팔 바티 목사는 상황에 대해 절망감을 표현하며 기독교 공동체가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도 형법의 여러 조항에 따라 폭도들을 상대로 제기된 고소를 접수했다.
CP에 따르면 이 사건은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정부의 민주적 퇴보와 소수 종교에 대한 학대 기록에 주목하게 했다.
연합기독교포럼(UCF)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언론 매체인 스크롤(Scroll)은 악기 파손을 포함하여 유사한 공격 세부 사항을 보도했다.
UCF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는 인도 23개 주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급증했다. UCF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보고된 274건에서 400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UCF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 건수는 2014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2021년과 2022년에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기독교인들에게 2021년은 인도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해’였으며, 그 해 최소 486건의 폭력적인 기독교 박해 사건이 보고되었다.
같은 해 UCF 보고서는 “인도 전역에서 보고된 거의 모든 사건에서 종교 극단주의자로 구성된 자경단 폭도들이 기도 모임에 끼어들거나 강제 종교 개종에 연루된 개인을 체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기독교인 박해의 높은 발생률은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