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법원이 예수회가 운영하는 기관인 중앙아메리카대학(Central American University, 이하 UCA)에 속한 모든 자산을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은 가톨릭 성직자와 교회 관련 단체에 대한 정부의 조치가 강화되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중앙아메리카 최고의 사립교육 시설 중 하나인 이 대학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날짜의 서한에서 법원의 결정을 발표했다. 63년 역사를 가진 UCA는 모든 자산이 정부에 이전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UCA가 범죄 집단이 조직한 테러리즘의 중심지”라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대학 측은 이를 부인했다. 캠퍼스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정부에 반대하는 2018년 시위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엘살바도르에 위치한 예수회 중앙아메리카 지도부는 몰수 명령을 “정당하지 못한 공격의 일부”라고 언급하고 “과격하고 예상치 못한 불공평한 사법 명령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CP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도 이 명령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최근 EWTN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예수회가 운영하는 UCA에 대한 압류는 미주적 규범을 침식하고 시민 공간을 침범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학문적 우수성, 독립적인 탐구, 니카라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최고의 중심지”라고 밝혔다.
정부는 모든 교육 프로그램을 보장한다고 주장했지만, 대학은 재개 날짜를 알리지 않은 채 모든 수업과 행정 활동을 중단했다.
이 대학만이 압류 명령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CP는 전했다.
24개 이상의 대학이 오르테가 정부로부터 유사한 압류 명령을 받았지만 UCA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대학은 2018년 반정부 시위에서 활동한 여러 학생 지도자들의 모교이기도 하다. 최근 당국은 대학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앞서 대학에 대한 조치는 예산 삭감이었다. 또 지난해 멕시코를 여행한 후 니카라과 입국이 금지된 UCA 총장이자 예수회 신부인 호세 이디아케스와 같은 지도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포함되었다.
이번 명령은 니카라과 정부와 2018년 시위 여파에서 중재 역할을 한 가톨릭교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추세를 따른 것이라고 CP는 전했다.
한편, 니카라과는 오픈도어의 세계감시목록에서 50위를 차지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정부는 특히 2018년 시위에 참여한 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지속적인 보복행위에는 중상모략과 감시가 포함되며, 최근 선거와 법률 변경으로 교회 지도자들을 정부 전복을 원하는 테러리스트로 분류하여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보고서는 오르테가 대통령과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이 사제와 주교에 대한 체포, 강제 추방, 언어 공격을 명령하고 이들을 ‘범죄자’, ‘쿠데타 음모자’라고 명명한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경찰은 성직자들을 강제로 구금하고, 가톨릭 신자들을 추방했다. 지난해 10월 한 인권단체는 폭력 사태로 인해 최소 55명의 사제들이 추방되었다고 밝혔다.
추가로 보고된 반가톨릭 활동에는 살해 위협, 종교 물품 절도, 불법 교회 출입 등이 포함된다.
국회는 올해 초 정부에 비판적인 또 다른 대학의 폐쇄를 명령했고, 정부는 천주교가 운영하는 언론사의 방송 허가를 취소했다.
올해 초 니카라과 법원은 저명한 비평가 롤란도 알바레즈 가톨릭 주교에게 26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그의 시민권을 박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