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폭도들이 펀자브 지방의 기독교인 지역을 습격해 교회 8곳을 공격하고 약탈하고 건물을 파손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기독교인 거주자 두명에 대한 신성모독 혐의로 촉발된 폭력적인 사건은 지역 전체에 공포를 불러일으켰고 기독교인 수백 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
록키 마시와 라자 마시로 확인된 피고인은 논란이 되고 있는 파키스탄 형법에 따라 이슬람을 모욕하고 예언자 모하메드의 이름을 더럽힌 혐의로 기소됐다고 세계기독연대(CSW)가 전했다.
지역 모스크 확성기를 통해 방송된 보도에 폭도들의 분노가 촉발되자 자란왈라 시에서 두 피고인을 즉각 처형하라고 요구했다.
현지 주민들은 CSW에 “폭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세 곳의 기독교 정착촌에서 최소 5백채의 집이 버려졌다”면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인 구세군 교회가 불에 탔다”고 말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공격받은 교회의 숫자가 8개로 증가됐다고 보고했다. 위원회는 앞서 교회 4곳이 불타고 많은 성경이 불에 탔다고 보고했다. 그 중 교회 세 곳은 구세군 교회였다.
극우 이슬람 극단주의 정당 TLP(Tehreek-e-Labbaik)과 이슬람 단체인 ‘Khatam-e-Nabuwat’를 지지하는 극단주의 구호가 현지 폭도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경찰의 늑장 대응은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주민들은 시기적절한 개입이 확대를 막을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정부는 추가 경찰을 배치하고 폭도들을 통제하기 위해 연방법 집행 기관을 소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지역 기독교인들은 가족과 함께 더 안전한 곳으로 신속히 이주했으며, 기독교인들이 최근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폐허만이 남았다고 한다.
폭동 중 최소 24채의 집이 불에 탔거나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교회와 가정이 표적이 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파키스탄 당국이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를 수행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CSW 설립자인 머빈 토마스 회장은 폭력 사태를 규탄하고 경찰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을 비판했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에 보안을 강화하고 난민을 지원하며 책임자를 체포할 것을 촉구했다.
파키스탄 교회의 총회장인 아자드 마셀 주교는 소수 기독교인을 위한 정의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 주교, 사제, 평신도들은 파키스탄 파이살라바드 지역에서 발생한 자란왈라 사건으로 깊은 고통과 괴로움을 겪고 있다. 이 메시지를 입력하는 동안 교회 건물이 불타고 있다. 성경은 더럽혀졌고 기독교인들은 성 꾸란을 어겼다는 거짓 고발로 고문과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했다.
그는 “법 집행 기관과 모든 시민의 안전과 정의를 집행하는 자들이 즉시 개입하여 독립과 자유를 기념한 조국에서 우리의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확신시켜 줄 정의와 행동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알 자지라는 펀자브 주의 관리 정보 장관인 아미르 미르가 10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기독교 거주지 근처에서 신성 모독적인 내용이 포함된 꾸란의 찢어진 페이지가 발견되어 무슬림들에게 항의를 촉구한 지역 종교 지도자에게 전달된 후 발생했다.
인권 단체들은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오용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비판해 왔다.
사회정의센터(Center for Social Justice)에 따르면 1987년 이후 2천여명이 그러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최소 88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폭력은 최근 기독교와 시민사회 단체 사이에 우려를 불러일으킨 파키스탄 입법부의 두 법안 통과에 따른 것이라고 CP는 전했다.
2023년 형법(개정)법은 신성모독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2023년 국가소수자위원회 법안(National Commission for Minorities Bill) 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부적절한 것으로 인식됐다.
거짓 고발자나 거짓 증인을 처벌하는 조항이 없는 신성모독 금지는 1980년대 군사 독재자 지아-울-하크(Zia-ul-Haq) 장군 치하에서 확대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몇 가지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2011년 파키스탄 펀자브주 살만 타세르 주지사는 신성모독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경호원에게 암살당했다.
같은 해 다섯 아이의 어머니인 아시아 비비는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고 국제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8년 동안 수감 생활 후 2018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녀의 무죄 판결은 급진 극단주의 단체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그녀를 석방한 대법원 판사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2014년 기독교인 부부 쉐자드와 사마흐 마시는 코란을 찢었다는 거짓 혐의로 벽돌 가마에서 불에 타 죽었다.
2020년 파키스탄 인권위원회는 1990년 이후 신성모독 혐의와 관련된 폭도들의 폭력으로 최소 69명이 비사법적으로 살해당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