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종교 과목에 대한 거부감 늘어

스페인 한 학교의 종교 교육 수업 시간   ©한국선교연구원

스페인의 최근 교육 개혁 법안이 실행도 되기 전에 강한 저항을 받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에 의하면, 스페인 국민의 70%가 학교에서 다른 과목과 동등한 수준으로 종교 과목의 위상을 끌어올리도록 한 새 법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과목의 강화는 학교를 중단하는 학생들의 증가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삽입된 것으로 수학과 언어 과목과 같이 점수를 따도록 고안되었다는 것이 스페인 정부의 입장이다.

스페인의 천주교회는 새 교육과정에서 종교 과목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의 내용을 아주 어렵게 만들어 학생들이 차라리 종교 과목을 선택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 조사 결과는 정부와 천주교회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 주었는데, 심지어는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60%의 반대 의견이 나왔고, 천주교인이 아닌 설문 응답자에서는 70%의 반대 응답이 나왔다.

새 교육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집권당인 보수 성향의 서민당(Popular Party)이 스페인 국민들보다는 천주교회의 입장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지난 1996-1997년 학년도에 스페인 전체 학생의 80%가 종교 과목을 선택했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 종교 과목을 선택한 학생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이번 2012-2013년 학년도에는 그 비율이 66.7%로 하락하였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과목을 결정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학생의 종교 과목을 선택한 비율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공립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26.6%만이 종교 과목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 수치는 16년 전 종교 과목을 선택한 고등학생 비율에서 30% 감소한 수준이다.

또한 지난 2010년 설문 조사에 의하면, 종교 과목을 선택한 15-17세 학생의 53.31%가 종교 과목이 '실제적으로는 유용하지 않다(practically useless)'고 답변했으며, 15%만이 '매우 유용하다(very useful)'고 응답했다.

2010년 실시한 다른 여론 조사에 의하면, 설문 조사를 통해 15-24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16개 기관/단체들이 선정되었는데, 교회는 가장 하위에 올라 있었으며, 대기업 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다. 이 결과에 대해 스페인의 한 사회학자는, 스페인의 청소년들은 교회 보다 맥도날드(McDonald) 음식을 더 신뢰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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