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은 뇌의 병이다. 도박중독의 의학적 병명은 충동조절장애에 속하는 병적도박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는 도박중독자였다. 원고료를 몽땅 선불로 받아 즉시 도박장으로 달려가서 온종일 또는 일주일씩 도박을 하고 마침내 결혼반지와 아내의 옷까지도 잃어버렸다. 그뿐 아니라 도박을 하려고 나흘 일정으로 떠났다가 열흘이 되어야 돌아왔는데, 이미 그때는 아내가 보내준 차비는 물론 몸에 지녔던 시계까지도 다 잃고 빈털터리로 돌아왔다. 그래서 그는 평생 빚에 허덕이는 삶을 산 사람이다. 그것뿐 아니라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동료작가 투르게네프를 찾아가 차용해준 돈을 돌려받기는커녕 동료 작가의 작품을 신랄히 비난하여 마침내 서로 원수 관계가 되어버렸다.
그의 아내 앤은 사려 깊지 못한 남편의 행동에 견딜 수가 없었으며, 도박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아주 뻔뻔스럽고 당연하다는 얼굴이었다고 회고했다. 가정을 책임져야 할 가장으로서 평온한 가정을 유지하려는 생각이나 의무감이 전혀 없었다. 도박에서 돈을 잃고 나서도 반성하기는커녕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행동을 계속하였다. 그는 고상한 문학가와는 전혀 다른 일그러진 삶을 산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사고나 행동에 문제가 있으면 즉시 교정해서 올바르게 살아가려 애쓴다. 그런데 자신에게 분명히 해가 되고 실패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반복된 행동을 하거나 뼈아픈 실수를 한 다음, 한동안 조심하는 듯하다가 또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일은 바로 도박중독자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도박중독자들은 보상예측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이다.
안와전두피질은 내가 기대한 만큼의 보상이 얼마나 큰지, 또는 실패를 했을 때 그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를 예측하는 뇌의 부위이다. 도박중독자는 안와전두피질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계속되는 보상예측에 실패를 거듭하며 수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지는 것보다 이기는 쪽에 도취 되어 장기적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보상예측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가 또 있는데, 그곳이 바로 선조체와 편도체이다. 선조체는 주로 필터 역할을 하여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영역이고, 편도체는 공포나 화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이다. 안와전두피질의 보상예측은 경험에 따라 신속히 갱신되고, 선조체와 편도체의 보상예측은 과거의 고통이나 아픔에 사로잡혀 예측하므로 어긋나기 쉽고 안와전두피질의 기능을 떨어뜨리며 판단력을 그르칠 위험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