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는 사랑의 말씀을 전한다. 또한 초대교회의 윤리교과서 역할을 하며 이 시대에 여전히 통용되는 기독교윤리가 담겼다. 김흥규 목사(내리교회 담임)는 고린도전서를 해박하고 철저한 성서적 고증에 의거하여 설교의 형태로 이 책에 담아냈다. 이 책은 저자가 주일예배때 설교한 고린도전서 강해 설교문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바울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것처럼, 고린도인들도 거룩한 ‘성도들’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성도라는 이름이야말로 집사, 권사, 장로, 목사, 감리사, 감독 등등 교회 안의 온갖 직능의 이름에 앞서는 일차적이고 본질적인 이름입니다.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도라는 이름이야말로 가장 영광스럽게 간직해야 할 ‘은총과 구원의 이름’이고, 그 밖의 모든 ‘직능의 이름’은 이 성도라는 이름에서 파생하는(derivative) 이차적인 이름이고, 때때로 위험한 이름이기도 합니다”고 했다.
이어 “‘세례’라고 하는 것이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해서 죄사함과 구원받았다는 ‘외적 표시’이기에 ‘그리스도가 없는 세례’는 있을 수 없습니다. 세례가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푸는 세례자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세례의 수여자를 중심으로 파당을 짓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고린도인들은 자기에게 세례를 베푼 설교자가 아닌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들입니다. 사람을 보면 비교하고 갈라지지만,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면 인간적인 차이를 뛰어넘어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누구도 사람을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고전 3:21)”고 했다.
그러면서 “바울 역시 예수님의 정신 그대로 신자와 비신자의 결합으로 ‘신자가 불결해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신자 때문에 비신자가 거룩해진다’고 믿습니다. 신자와 비신자의 결혼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비신자의 불결함’보다 ‘신자의 정결함’이 훨씬 더 우세하기 때문입니다. 반대였더라면 진작에 그런 가정은 깨지고 말았겠지요! 이것은 성관계를 거부하는 금욕주의자들이 비신자 배우자와 동침할 경우 불결해진다는 염려로 그리한다면, 바울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비신자와의 부부관계로 불결해지기는커녕 신자의 거룩성 때문에 비신자 배우자도 거룩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가장 중요한 권고는 (16장) 14절의 다섯 번째입니다. ‘모든 일’(πάντα/판타/all)을 ‘사랑’(ἀγάπῃ/아가페/love)으로 행하라는 권고입니다. 이 한마디가 고린도전서 전체의 핵심 주제를 요약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깨어 있고, 믿음 안에 굳게 서고, 남자답게 용감하고 강건한 것은 모두 사랑에 뿌리를 박을 때 가능합니다. 네 가지 권고가 ‘복음’ 자체와 관련된다면, ‘사랑으로 행하라’는 권고는 ‘이웃’과 관계됩니다. 바울이 13장에서 역설한 것처럼 사랑으로 하지 않는 어떤 행위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는 데’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지금까지 고린도교회에서 일어난 갈등과 분쟁 상황 일체가 포함됩니다”고 했다.
한편, 김흥규 목사는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텍사스주 남감리교대학교(Southern Methodist University)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내리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믿음으로 얻는 하나님의 의>, <개혁지도자 느헤미야>, <귀로 듣다가 눈으로 뵈오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