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복잡한 울타리가 눈 녹듯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우리가 지킬 울타리가 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영역까지 넘나들게 되면 결국 불행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영역으로 구분해 놓은 영역을 침범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배경에는 하나님과 같아진다는 사탄의 유혹이 있었습니다. 바벨탑 사건도 하나님같이 높아지려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쉽게 여기고 무시하고 넘어서려 했습니다. 현실 속에서 우리가 만나는 울타리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아예 장벽이 되어 서로의 관계를 끊어지게 하는 것도 있지만, 그러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옷 입은 사람들입니다. 모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구분 없는 하나입니다.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 가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했는데, 결과 사마리아 성에 큰 기쁨이 있었습니다. 빌립은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사이에 장벽을 과감하게 허물었습니다. “빛을 잃은 많은 사람 길을 잃고 헤매이며, 탕자처럼 기진하니 믿는 자여 어이할꼬.” 복음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사랑은 지역이나 민족이나 나라에 따라 차별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배움이나 지식의 많고 적음도 하나님의 사랑을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문화의 수준으로도 차별할 수 없고 편견이나 선입견으로도 차별될 수 없습니다. 빌립이 에티오피아 고관을 만났습니다. 이방인이라고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에게 같이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주님의 천사가 빌립에게 말하였다. 일어나서 남쪽으로 나아가서, 예루살렘에서 가사로 내려가는 길로 가거라.”(행8:26) 주님의 천사가 에티오피아의 낯선 이방인을 만나는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아무리 잘못된 경계도 저절로 없어지거나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경계를 허물려는 모두의 힘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힘과 노력만으로 허물 수 없는 경계가 너무도 많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분단 현실은 경계를 넘어 장벽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풀어 주옵소서. 우리의 힘과 수고가 함께 어우러져 국제관계 속에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복잡한 울타리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15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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