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할 때 우리는 두 이름을 만납니다. 마리아, 그리고 본디오 빌라도입니다.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사람들의 의심과 비난을 생각지 않고 예수님을 잉태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여인입니다. 그런데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라는 판결을 내려 저주받은 인물이 되었습니다. 죄가 없음을 인정하고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군중들 앞에 비겁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나님은 동정녀 마리아 같은 믿음의 사람을 통해서, 때로는 빌라도처럼 같은 의롭지 못한 사람을 통해 구원을 펼치십니다. 저는 생명의 위험을 안고 하나님께 순종한 마리아입니까? 아니면 빌라도처럼 예수님을 못 박고 있는 자입니까?
예수님은 평생 우리가 겪는 희로애락을 함께 겪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위로는 소망을 주는 위로, 이겨내게 하는 힘입니다. 예수님은 위로를 넘어 저를 사망에서 건져주셨습니다. 예수님이 당하신 가장 험한 고난이 십자가 아닙니까? 이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가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과 섬김이 완성된 곳, 십자가를 사랑합니다. 예수님의 손과 발이 상하신 것은 저의 손과 발로 범한 죄 때문이요, 예수님 머리에 가시관을 쓰신 것은 저의 생각으로 범한 죄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몸이 창이 찔린 것은 내 몸이 범한 죄악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선한 싸움을 싸우시고 정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좇아 승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빌라도와 대적하는 자들을 심판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큰 사랑입니다. 예수님 십자가를 받아들이시기에 얼마나 힘이 드셨습니까? 나의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 주십시오. 얼마나 간절했던지 피 같은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기도는 이어집니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 주십시오.”(마26:39) 복종하는 주님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도 없고, 책망받을 것도 없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게 하옵소서. “선한 싸움 다 싸우고 의의 면류관, 의의 면류관 받아 쓰리라.” 저는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60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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