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오늘은 한반도에서 포성이 멈춘 지 70년이 되는 날이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은 기억하면서 70년 전 정전협정의 의미는 차츰 희석되고 있다. 우리가 이 날을 잊어선 안 될 것은 미국과 유엔의 도움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켰고, 그걸 밑거름으로 오늘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전협정 70주년의 연결고리는 73년 전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 한국전쟁에 있다. 6.25 전쟁은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과 중공의 지원을 받은 북한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무력으로 침탈하기 위해 일으킨 침략전쟁이다. 공산세력에 먹힐 위기에 처한 한국을 지키기 위해 미국을 비롯해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함께 공산주의 세력에 맞서 싸웠다.
그런데 그 전쟁을 중단한 정전협정의 의미가 시간이 갈수록 퇴색돼 가고 있다. 더구나 정전협정을 전쟁이 완전히 종식된 날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포성이 멈추고 더 이상 전투가 벌어지지 않으니 전쟁이 끝난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으나 엄밀히 말해 단지 전투상태를 중지시킨 것이지 전쟁을 종식한 게 아니다. 지금도 남과 북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공산 전체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며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대치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가 정전협정 70주년이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한미상호방위조약’(1953년 10월 1일)이 체결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라는 거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오늘의 ‘한미동맹’의 시발점으로 정전협정과 함께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세계 속에서 도약하는 발판 역할을 했다.
그런 ‘한미동맹’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 앞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키는 동시에 김일성 공산주의 세력에 맞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굳건히 세워나가야 하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이걸 완수하기 위해 미국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했고, 정전협정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체결을 성공시킨 지도자가 이 전 대통령이다.
그 후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미동맹’으로 발전하며 한·미 양국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국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7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 발전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정전협정 70주년은 먼 과거의 역사적 사건인 동시에 오늘에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 연결점은 우리나라의 변화된 위상에서 찾을 수 있다. 파병을 받은 나라가 전 세계에 자유와 평화를 돕는 파병국가로 변모한 건 매우 큰 의미가 있다. 1993년 이후 소말리아와 앙골라, 아이티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파병해 평화 유지와 재건활동을 지원하고, 남수단과 레바논에 파견된 우리 군이 10년 넘게 평화유지활동을 벌이고 있는 게 그 증거다.
러시아의 침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마찬가지다. 70년 전 유엔이 파병한 16개국 군인들처럼 자유민주주의와의 연대에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어떤 의미에선 70년 전 진 큰 빚을 갚아나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가 잊어선 안 될 게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지구성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이란 사실이다. 이들은 70년 전 정전협정을 이미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북한은 최근 들어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를 개시했다. 지난 22일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 미사일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어 언제든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북한에 대해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22일 "한반도는 세계에서 항상 높은 즉시 대응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곳 중 하나이며, 상황에 따라 며칠 안에 전쟁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고 경고했다. 우리가 이 사실을 간과하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될 수 있다.
6.25와 정전협정을 70년 전 과거의 사건으로 치부해선 안 될 이유는 분명하다. 과거인 동시에 끝나지 않은 채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는 상대에 대한 오판과 그에 따른 대비가 소홀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그 중 하나가 정전협정과 동시에 맺은 ‘한미동맹’의 지렛대 역할이다. 이는 분명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위대한 선택이다.
샬롬나비는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전협정은 북한의 침략을 차단함으로써 오늘날 대한민국의 평화와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는 성경적 기독교적 가치이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평화가 진정한 평화”라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진영 국가들과 국제적 가치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미 두 나라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신뢰와 연대를 점점 더 강화하고 있는 건 다행스럽다. 그런 점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우리가 얼마나 소중하게 지켜왔고 앞으로 자손만대 지켜나가야 할 위대한 선택인지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에게 바로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한국교회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적 섭리가 있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 또한 한국교회와 천만 성도들의 신앙적 사회적 책무라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