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적 장로교단 중 하나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나홍균 목사·기장) 총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경기오산 한신대학교에서 '새역사 6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60년 전 이날(1953년6월10일)은 기존 보수 신학과 견해를 달리한 조선신학교 교수인 장공 김재준 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교회로부터 목사 면직 처분이 확정된 것과 관련, 장공과 뜻을 같이하는 목사들을 중심으로 별도의 총회(제38회 호헌총회)를 열어 지금의 기장을 출범시킨 날이다.
부총회장인 박동일 목사가 인도한 이날 기념예배에서 기장 창립 60주년을 돼새기며 미래를 제시하는 '새역사 60주년 선언서'가 발표됐다.
배태진 총무는 환영사를 통해 "새역사 60주년 선언서에 역사와 민족, 더 나아가 세계교회 앞에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며 우리의 결단을 담았다"고 선언서의 의미를 설명한 뒤 "기장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해 이 땅에 정의를 이뤄가며 평화를 위해 힘쓰며, 생명을 일구는 주님의 일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다. 이것이 시대적 요청에 대한 부응이자 '기장성'의 발전적 계승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종식 장로(남신도전국연합회 회장)와 김가은 장로(여신도전국연합회 회장)가 함께 낭독한 '새역사 60주년 선언서'를 통해 한국 교회의 문제를 "신앙을 빙자한 반지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것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맞닥뜨린 위기의 결정적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선언서는 "몰지성적인 신앙과 맹목적인 믿음을 강조하면서 교회의 언어는 세상의 언어와 단절되고 말았다"며 "기독교는 세상의 문제에 무관심하고, 세상은 기독교의 언어를 외면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뜨거운 신앙의 기초 위에서 지성을 가지고 세상과 자유롭게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언서는 " 우리의 '기장성'은 물량주의를 배격한다"며 "한국 교회의 성장이 드리운 그늘을 직시하면서, 성장을 위한 성장과 규모에 집착하는 성장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기독교는 성장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성장이 교회 존립의 목적이 되어 버렸다"면서 "(기장의 성장은) 큰 교회와 더불어 건강한 '작은 교회'가 확산되는 성장이다. 이제 우리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고양하는 성장,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성장을 지향하고자 한다"고 기장의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기념예배는 한신대 총장인 채수일 목사와 배태진 목사가 환영사를, 올라프 트베이트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엄현섭 목사가 각각 서신과 영상을 통해 축하인사를, 한신대 명예교수인 문동환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