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위치한 정교회 공보위원회(OPAC)가 전 폭스 뉴스 앵커 터커 칼슨이 우크라이나의 기독교 박해 관련 최근 발언을 비난하며 그가 ‘러시아 선전’을 퍼뜨린다고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세계 정교회를 옹호하는 이 조직은 성명을 통해 칼슨을 비판하면서 그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분열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OPAC는 성명에서 “소위 우크라이나 기독교인 박해에 대한 러시아 선전을 계속해서 퍼뜨리는 터커 칼슨과 같은 언론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종교적 현실의 복잡성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칼슨은 최근 아이오와에서 열린 패밀리 리더십 서밋(Family Leadership Summit) 행사에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것처럼 무의미한 발언으로 더 많은 분열을 조장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대선후보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칼슨의 인터뷰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패밀리 리더십 서밋에서 이뤄졌다.
인터뷰 중 칼슨은 펜스 전 부통령에게 지난 6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우크라이나 기독교인에 대한 처우와 관련한 질문을 했는지 물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자원을 제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칼슨은 젤렌스키 정부가 수녀원을 급습하고 사제들을 체포했으며 “기독교 교파를 사실상 금지했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앞서 키예프를 방문했을 때 우크라이나 정교회 지도자에게 이에 대해 물었다면서 그는 젤렌스키 정부가 종교 자유를 존중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펜스 전 부통령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교회 지도자는 “젤렌스키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대의를 발전시키려는 러시아 정교회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관리가 설립한 OPAC는 우크라이나 정교회(UOC)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스크바 총대주교청(러시아 정교회)과 관계를 끊었다고 밝혔다. 크릴 모스크바 총대주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그에 동의하지 않는 러시아 성직자들은 처벌을 받았다.
OPAC에 따르면 1백만 명의 UOC 지지자들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 있는데 키예프 동굴 수도원은 우크라이나 정교회 정체성의 중심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문제를 야기한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역사적인 관계를 맺은 UOC 교회에 980년 된 키예프-페체르스크 라브라 수도원 단지를 비우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문화부는 “교회가 국유 재산 사용에 관한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며 UOC는 처음 정치적 마녀 사냥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OPAC는 “UOC 수도원장인 메트로폴리탄 파벨의 가택 연금과 그에 따른 UOC 성직자와 수도원 추방은 일부 UOC 성직자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다섯 번째 기둥’이 될 수 있다는 의심에 대한 보안 우려 때문에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OPAC는 어떤 단체에 대한 종교적 박해를 결코 용납하지 않지만 UOC 상황이 정상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고 우크라이나 정교회(OCU)와 통합될 때까지 불가피하고 때때로 불행한 영향이 있을 것임을 인정한다”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쟁 범죄에 대한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지도부의 공모는 여전히 깊은 상처를 주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지도부가 푸틴과 그 부하들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음이 분명하다”라고 했다.
OPAC는 에큐메니칼 총대주교청이 메트로폴리탄 오누프리 하의 UOC와 메트로폴리탄 에피파니 하의 우크라이나 자치 정교회(OCU) 사이의 의사소통을 촉진할 것을 촉구했다. OPAC는 이 조치가 2022년 5월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에서 분리된 후 UOC에 ‘정규적 지위’를 부여하고 국가 정교회 아래 ‘통일된 국가 정체성’을 확립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해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Global Christian Relief)와 같은 단체는 우크라이나에서 종교 박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CP는 전했다.
앞서 이달 초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의 책임자인 데이빗 커리는 C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다양한 종교적 박해 사례를 강조했다.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는 두 달 전 마리우폴(Mariupol)에 있는 우크라이나 성삼위일체 기독교 복음주의 교회를 러시아 군인들이 어떻게 압수했는지 분석했다. 성직자들을 추방한 후에도 약 30명의 병력이 교회 건물 안에 남아 있었는데, 점령된 주거 지역과 가까워 효과적인 방패가 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종교자유연구소는 지난 1월 말 국제종교자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의 침략이 시작된 이래 약 5백개의 종교 건물, 신학 기관, 성지를 파괴했다는 자료를 공유했다.
지난 3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청문회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ECD)의 드미트로 보브크가 증언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는 적어도 26명의 종교 지도자를 살해하고 고문하고 투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