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교회의 박영선 목사(원로)가 최근 한 기독교 출판사와 인터뷰를 갖고 설교 인생 40년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박 목사는 출판사 ‘복 있는 사람’과의 ‘설교 선집’ 출판 기념 인터뷰를 가지며, ‘자신의 설교사역이 무엇을 추구해 왔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017년 남포교회에서 은퇴하고 그 후로 원로목사로서 설교사역은 지속하고 있다.
박영선 목사는 ‘자신의 40년 설교 사역’에 대해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쌓아 왔는가’와 ‘현실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쌓아왔는가’ 하는 것이 설교자의 본무(本務)인 것 같다”며 “성도들에게 각오도 갖게 하고 동기부여도 해야 하고, 커다란 전망과 기대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성경에 ‘하나님이 자신을 어떻게 들어내고 계신가’와, ‘우리를 어떻게 목적하고 계신가’를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금까지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풍성함’이라는 이해가 ‘다양하고’, ‘아름답고’, ‘명예롭고’, ‘영광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자라면서나, 그리고 아직까지 한국교회는 ‘도덕적’ 잣대에 기준한, 그러나 ‘신앙의 놀라움에 대해서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해 거기에 내 설교자로서의 소명이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설교 선집’에 대해 “보통 한국교회는 ‘구원론’과 ‘내세론’이 주된 관심사이다. 현실에 대한 설명은 많지 않다. 왜냐면 현실은 위협적이다. 우리는 모든 도전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 죽으면 천국 가는 것은 확신하고 있는데, 살아 생전에는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쉽게는 ‘전도’와 ‘봉사’라는 단어로 덮었지만, 실제로는 ‘착하게 살기’가 전부인 ‘도덕적 신앙관’이 현실이고, ‘하나님이 우리를 만들어 간다’라는 부분에서는 한국교회의 설명이 약했다”라고 했다.
이어 “‘왜 우리에게 기대치 않은 실패와 자책을 하나님이 요구하시는지’, 그리고 ‘왜 우리를 거의 절망에까지 몰아 넣으시는지’가 나의 큰 관심사였고, ‘하나님이 어떻게 현실 속에서 일하시고, 어떻게 우리를 만들어가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40년을 통해 ‘하나씩 배워나갔다, 설명해 나갔다’라고 볼수 있다. 이것이 설교 선집의 제목인 ‘성화’, ‘믿음’, ‘교회’, ‘자유’라는 주제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내가 경험한 범위 내에서, 내가 자라난 범위 내에서나 내가 목회하면서 만난 교우들은 이런 단어들을 매우 추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추상적이라는 것은 현실에서 쓸 수가 없다. 이것은 ‘방향’은 되지만 ‘길’이 되지는 않는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고 도전과 방향을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결어 되는 것인데, 우리가 다 알듯이 ‘방향은 길이 되어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목적지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또는 안다고 해서 가는 것이 아니다. 길을 가려면 구체적인 현실에서는 돌아가야 하고, 쉬어가야 한다. 일직선으로 갈수 있는 것은 피터팬과 천사 밖에 없다(웃음)”며 “구체적으로 우리 현실에서 막막하고 당황스러운 부분들을 설명하려고 애쓴 것이다. 선집의 주제인 ‘성화’, ‘믿음’, ‘교회’, ‘자유’가 그 대표적인 단어인 것이다. 현실에서 그 단어들을 녹여내지 못한 것에 책임을 느꼈다”고 했다.
박영선 목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다. 우리는 그의 자식이다’라는 것이 우리 신앙 현실에 묻어나야 한다. 이것이 우리 신앙의 근거가 된다. ‘믿음·성화·교회·자유’라는 것들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목적했는가’를 알지 못하면 성립되지 않는 주제들이 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이 일을 하나님이 ‘은혜’라는 것으로 이루신다. 우리는 은혜를 ‘용서’와 ‘공짜’ 이렇게 이해한다. ‘은혜’란 ‘하나님이 고집을 부리신다’는 뜻이다. 우리의 실패와 우리의 타협에 포기하시지 않는다. ‘나는 내 목적을 이루고야 말 것이다’라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며 “우리가 잘못했다고 해서 이 약속과 목적이 중단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되지 않는다. 그 증거는 ‘예수’이며 ‘십자가’”라고 했다.
박 목사는 “신앙 행위는 ‘죄를 짓는가, 거룩하게 사는가’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부끄럽게 사는가, 명예롭게 사는가’의 싸움이다. 왜냐면 이것이 ‘존재론’에 관한 것이고, 운명을 향해 가는 노력이어야 하고, 과정이어야 하는 것이기에 그 길에서 벗어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각 개인에게 ‘변명’하고, ‘외면’하고,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나님이 안 해주시는데, 내가 무슨 수가 있는가’라는 것이 대표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너가 그 실력을 가져야 되기 때문에 내가 대신해 줄 수 없다’며 ‘이번에 실패했지만 한번 더하자’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의지이고, 은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