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칼럼] 생명나무

문화
자넷현의 그림언니 인생토크(4)

씨를 뿌리는 자는 농부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분주함 속에서 순간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희망을 계획하는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는 가장 작은 것은 아마 씨앗일 것이다. 씨앗은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물과 햇빛이 공급될 때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생명이 깨어난다. 그 씨앗은 깨어나기 전까지 자신의 능력, 잠재력을 전혀 알지 못하고 주위의 사람 또한 알아채지 못한다. 그 씨가 바람을 타고 적절한 땅에 떨어질 때 그 안의 생명의 눈은 싹을 틔우게 된다. 가장 큰 가능성을 품고 있는 가장 작은 존재이다.

하나님의 눈에 우리는 씨앗이다. 그 씨앗은 자라서 풍성한 열매를 맺는 나무가 된다. 주님은 그 나무를 품에 안고, 나무가 자라나는 과정을 보며 흐뭇해한다. 우리는 그분의 생명나무다.

그림 속 천사는 나무를 소중히 안고 있다. 나무에는 아주 잘 익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우리 삶을 통해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그 열매가 익어서 주렁주렁 열린 우리의 생명 나무가 천국 정원에 심겨 있다.

인생을 살다 보니 달콤한 순간, 씁쓸한 시간, 소용돌이 속에서 부서진 세월 등 내가 지나온 시간 속에 나의 열매는 단단해지고 더 깊은 맛을 가지게 된다. 그림 속 열매처럼 그분의 품 안에서 내 삶의 열매들은 영글어 간다.

영적인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내 영혼의 나무가 굳건해지고 뿌리가 깊어져서 그 어떤 비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나무로 자란다는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면 식물은 깊이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 온실 속의 화분은 비바람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렇게 인생의 비바람은 그 뿌리를 깊게 만들었고, 우리의 인내가 열매로 맺게 한다. 우리의 생명나무는 그렇게 위로 높이 뻗어 올라가는 만큼 옆으로 넓게 뻗어가는 것이다.

땅속의 뿌리들은 물줄기를 찾아 더 깊게 더 넓게 내려가며 우리의 영에 생명의 물을 끊임없이 공급한다. 그렇게 주위의 환경과 상관없이 갈라지고 메마른 땅에서도 지하수까지 나무의 뿌리가 내려간다.

나는 이 그림을 그리며 ‘내 삶의 열매가 내 영생의 나무에 얼마나 열려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열매는 나무의 계획과 능력과 노력으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은혜로 열리는 것이다.

나의 감사는 그 열매를 보며 영혼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감탄사이다. 감사는 나의 나무에 더욱 풍성하게 더 많은 열매와 꽃들이 피게 만드는 천국의 비료이다. 오늘도 나는 감사함으로 내 나무에 물을 주고 벌레를 쫓고 바람을 막는다. 억지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은혜로 맺은 열매를 보면 나도 모르게 감사함의 탄성이 나온다. 나의 생명나무는 오늘도 이렇게 주님 안에서 단단하고 풍성하게 자란다. 주님, 감사합니다!


◈자넷 현(Janet Hyun) 작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F.I.D.M에서 패션 디자인, 패서디나 아트센터(Art Center College of Design in Pasadena C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하는 예언적 그림을 그리는 프러페틱 아티스트로, 초청 화가 및 동기부여 강사로 활동하면서 그림을 통해 꿈과 사명을 깨우는 국제적인 문화 사역을 하고 있다. 자넷현아트갤러리(www.janethyun.com) 대표이며 2020년부터 유튜브 ‘Janet Hyun 그림언니 인생토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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