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도(제자의 삶)란 무엇일까? 직장인, 주부, 학생 신분인 그리스도인은 들어본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또는 특별한 소명을 받은 일부 그리스도인이나 목회자에게 해당되는 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부르심에 응답하여 하나님이 가신 길을 따르기로 결단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자도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문누가 선교사(저자)는 선교에 헌신하고 지난 30여 년간 겪은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본 도서를 집필했다. 직접 겪은 일상의 이야기로 독자를 선교의 세계로 이끌어가며 성육신, 관계 전도, 약함을 통한 증거, 비즈니스 선교 등 현대 선교의 다양한 주제를 더 깊이 생각해보도록 인도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한 손에는 복음을 다른 한 손에는 직업을 들고도 주님을 섬길 수 있다는 도전을 주셨다. 그때부터 한 명의 직업인으로 선교의 부르심을 따라가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직업은 부르심 그 자체는 아니다. 그렇다고 부르심을 방해하는 장애 요소도 아니다. 또한 직업은 더 중요한 사역에 쓰이는 도구도 아니다. 직업은 부르심의 중요한 요소이며, 부르심을 이루는 환경이자 현장이다. 그것이 우리를 불러 각자의 가정, 직장, 지역 공동체, 신앙 공동체 등 구체적인 삶의 환경에 있게 하신 하나님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다. 자신에게 부여된 일과 책임을 통해 주님이 부르신 목적을 완수해가는 자리는, 주님이 함께하며 일하시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수고와 노력이 어떤 영적 결실을 맺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결신자 수와 개척 교회 수 등 가시적 영역뿐 아니라 비가시적인 영역에서의 진전과 결과를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어두운 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적외선 투시경을 쓰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선교를 바라볼 때에도 비가시적 성과를 볼 수 있는 투시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된 신앙은 어떤 경제적 이익이나 사업 조건을 내세워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치과 사역을 하며 세웠던 선교 목표도 전 직원을 그리스도인으로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에 하나님의 사랑과 공평과 정직을 나타내는 데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설령 기독교 신앙이 없는 직원이라 할지라도 복음에 좀 더 가까워지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갖게 되기를 우리는 바랐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병원에서 현지인 직원들과 보내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 그리스도인이 아니며 스스로 무슬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교회나 복음에 대한 오해와 적대감이 깊게 자리잡고 있다. 이 점이 바로 내가 병원에서 직접 전도하거나 성경공부하는 것을 부적절하며 비효과적이라고 보는 이유다. 그럼에도 자주 마음속에 떠오르는 불편한 질문이 있다. ‘나는 사역지인 이 병원에서 과연 지상명령에 순종할 수 있을까?’ 이곳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제자훈련에 대한 나의 기존 생각은 현지화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훈련 공동체에 대한 아이디어도 대폭 수정하게 되었다. 그것이 중앙아시아 상황에서 제자를 양성하기 위한 새로운 형식, 즉 가정교회로 모이게 된 계기다”고 했다.
한편, 문누가 선교사는 서울대 치과대학 재학 시절 선교에 헌신하고, 졸업 후 서울에서 약 5년간 개업의 생활을 하며 예수전도단 캠퍼스 사역 책임간사로 섬겼다. 1995년 가족과 함께 중앙아시아 K국에 전문인 선교사로 파송받은 후, 현재까지 청년 대학생 제자훈련, 가정 교회 사역, 치과 의료사역을 해왔다. 비영리 기관인 박애치과수련센터를 통해 현지 의료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두 개의 현지 비즈니스형 치과병원을 설립 운영하여 전문성을 살린 의료선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현대 선교의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