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비장함 속에 기도의 묘미가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어린이가 말을 배우듯 처음에는 서툴게 기도하였습니다. 성숙하지 못했을 때에는 감사하는 마음도 없었습니다. 말에도, 마음에도, 생각에도 감사의 정신을 갖추게 하옵소서. 나사로가 죽었습니다. 뒤늦게 소식들 듣고 찾으신 예수님은 친구의 무덤으로 가십니다. 사람들이 무덤 돌을 옮겨놓았습니다. 예수께서 하늘을 우러러보시고 기도하십니다. 아버지, 내 말을 들어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죽은 사람 앞에서, 죽은 사람의 가족들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할 수 있기에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믿습니다. 죽음의 현장에서도 감사할 수가 있습니다. 감사기도가 죽은 나사로를 살려 일으키는 기적을 가져왔습니다.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힘쓰게 하옵소서. 끝까지 참고 격려하게 하옵소서. 전파하는 삶이 일상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날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받아라. 이것은 내 몸이다.”(막14:22) 또 잔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 잔을 마셨습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언약의 피다. 얼마나 비장한 모습입니까. 그러나 비장함 속에 기도의 묘미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의 깊음을 감사하는 삶에서 찾게 하옵소서. 일상적인 감사가 아니고 극한 상황에서 감사하는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은 고난의 십자가에서 여섯 시간 신음하시다 마침내 운명하십니다.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 말씀하신 뒤, 머리를 떨어뜨리고 숨을 거두셨습니다. 잘 감당하고 마치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께 기도하셨습니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감사의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저의 기도를 생각해 돌아봅니다. 늘 저 자신을 위한 기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나 저만 강조했습니다. 시험은 제가 만들고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그래서 기도에는 힘이 없고 저 자신까지도 감동이 없었습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하옵소서. 예수님을 따라 드리는 감사의 기도로 주어진 상황을 적극적이고도 힘 있게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23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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