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수단 분쟁으로 위기가 커짐에 따라 전 세계 회원국과 함께 8,450만 달러, 한화로 약 1,115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목표를 세우고 아동 150만 명을 포함해 211만 명을 대상으로 지원에 나섰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7만 달러, 한화 약 9천만 원의 지원을 결정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의 발표에 따르면, 분쟁이 시작된 이래로 250만 명에 가까운 국내외 난민이 발생했다. 이집트, 차드, 남수단 등 인근 국가로 탈출한 난민이 약 50만 명에 달하며, 수단 내 집을 잃은 국내 실향민이 200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분쟁으로 2,47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분쟁 이전과 비교해 약 57% 증가한 수치이다.
수단의 국외 피난민 중 5분의 1에 달하는 9만여 명이 국경을 마주한 남수단으로 피난했다. 이들은 남수단의 홍수와 하수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콜레라의 위협에 노출됐으며, 난민 정착촌이 위치한 남수단 북동부의 말라칼(Malakal)에서는 이미 콜레라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이달 초 우기가 시작되면서 최북단에 위치한 렝크(Renk)의 난민촌은 진흙탕으로 뒤덮였으며, 국제성 호우가 잦아져 홍수가 발생할 경우 콜레라에 걸린 사람의 분변이 물과 음식에 섞여 전염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수 시설과 식수가 부족한 난민촌에서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어 심각한 보건 위기가 우려된다.
더 나아가 수단의 아동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9백만 명이 향후 수개월간 심각한 식량 부족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수단은 5월에 파종을 시작해 10~11월에 작물을 수확하며 이때 저장한 식량으로 겨울을 나지만, 분쟁으로 수단 내 농민 수천 명이 농경지를 떠났으며, 농업 자금을 대출받을 금융 시스템과 비료 및 살충제 판매 업체의 영업 중단으로 농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 3월 이후 지역 내 식료품 가격이 28%가량 급등했으며, 분쟁이 계속될 경우 향후 3~6개월간 25%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이브더칠드런 수단 사무소장 아리프 누르는 "수단의 아이들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전쟁이 계속되고 교육과 의료 같은 기초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아동이 겪어야 할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분쟁이 수단의 식량 생산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면서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가족들이 늘고 있다. 파종이 가능한 시기가 지날수록 수단 내 평화와 안보가 자리 잡기 어려워지고, 결국 아이들이 배를 곯게 될 것이다. 수단 아동을 위한 지원이 제때 제공되지 않는다면 아동의 심리·정서적 건강과 발달, 교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은 수단 내 홍해, 코르도판, 게다레프, 세나르, 청나일 등 다섯 개 지역에서 아동과 가족을 대상으로 보건영양, 식수위생, 교육, 아동보호, 식량 안보 및 생계 지원 등의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수도 하르툼에서 남동쪽으로 180km 떨어진 게지라 주에서 5세 미만 아동을 위한 의약품 및 긴급 트라우마 키트를 포함해 의료 물품 20.5톤가량을 수입해 피난민에게 제공하는 등 아동 보호 활동과 긴급 의료 지원, 필수 위생용품 배급을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1만 5천 명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을 제공했으며 향후 몇 주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 실향민 캠프 내 이동식 보건소를 운영해 영양실조 아동을 대상으로 영양식을 제공하며, 그림 그리기와 댄스, 스포츠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통해 분쟁을 경험한 아동의 정서 회복을 지원한다. 심각한 트라우마의 징후를 보이는 아동에게는 전문적인 심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접한 이집트와 남수단으로 이동한 수단 난민을 대상으로 식료품, 구급 키트, 위생 키트를 제공하고 아동의 심리사회적 치료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