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예배의 임재 연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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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나님의 음성 듣기’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찬양과예배학과 교수)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늘 대화 하기 원하신다.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이 예배 받으시기 원해서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들의 삶에서 교제하며 함께하고 싶어 하신다. 예배의 4중 구조에서 말씀은 예배의 중요한 핵심이다. 초대교회에서는 하나님 말씀이 ‘선포(케리그마)’였다. 선포라는 것은 설교 말씀의 주제와 내용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정해진 말씀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공생애, 죽으심과 부활, 재림에 대한 극적인 한 편의 서사다. 예배에서의 만남은 하나님 말씀으로 들어가는 우리의 경배와 하나님의 존귀하심에 대한 찬양이다.

우리의 마음과 정성과 뜻으로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한 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우리는 나아와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사 6:3)로 찬양하며 경배한다. 요한계시록에서도 보좌에 계신 하나님께 나아와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시라”(계 4:8)라고 찬양하며 경배한다. 엎드려 경배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현재 주일예배 등의 공예배에서 찬양과 경배를 드린 후 하나님 말씀의 선포가 있는 구조다. 일상의 하루를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로 열게 되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일상에서의 하나님 말씀은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기억하는가에 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또는 각자의 사업장이나 가정 살림 현장의 분주함 가운데 과연 우리가 하나님을 얼마나 생각하고 감사하는가다. 중세 성자라고 불린 로렌스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하나님의 임재 연습』을 읽어보면, 일상에서 하나님과의 교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로렌스 형제는 날마다 하나님과 대화하며 언제나 그분의 임재를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확고했다. 바깥 세상에 대처하기 위해서 하나님과의 대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은 그가 보기엔 이만 저만 큰 잘못이 아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오히려 그 반대여야 합니다. 우리 영혼은 지존하신 하나님을 바라봄으로써 양분을 얻고, 그분의 소유가 됨으로써 놀라운 체험하기 때문입니다.”(『하나님의 임재 연습』, 18-19)

로렌스는 수도원에서의 삶에서 구두를 수선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는 것, 그리고 식사 준비를 하는 모든 일, 더 나아가 그것이 하찮은 일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나님과 늘 소통하려는 노력을 통해 모든 일상이 평안과 은혜로 가득 찼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아브라함 링컨은 그의 평상의 일들을 청지기의 삶으로 인식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이 맡기신 일들로 자신은 단지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는다고 고백했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임무는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며, 단지 나는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일을 단순히 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며, 그 일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내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링컨』, 20)

오늘 하루의 일과는 하나님의 말씀에 거하는 것과 같다. 오늘 하루의 삶을 예배한다면 평상의 삶은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사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이기 때문이며, 예배자의 삶으로 살아갈 때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삶이기 때문이다. 일상의 삶이 평범하고 단순한 삶이라 할지라도 하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최선을 다하는 삶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다.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기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 아나니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골 3:22-24)

사무엘상 16장은 사무엘이 사울을 대신할 왕을 세우기 위해 이새의 집으로 가서 왕으로 기름 부을 자를 선택하는 말씀이다. 이새의 일곱 아들이 나왔지만, 하나님이 선택하지 않으셨고 들에서 양을 치고 있는 다윗을 불러 그에게 기름을 붓고 선택했다(삼상 16:11). 자신의 집에 사무엘이 기름을 붓기 위해 온다는 소식을 들었음에도, 다윗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일인 양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그의 성실함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경의 예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일상의 삶이 하나님 앞에 신실했다는 점이다. 아브라함과 노아, 요셉이 신실했고 다윗, 다니엘이 신실했다. 신실하다는 것은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그 뜻대로 행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면 무엇에든 믿고 순종하며,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같다. 우리 일상의 삶이 신실하지 못하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 것이다. 신실하다는 것은 서로 간의 약속을 말하며 창조주와 예배자의 약속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예배자이며, 예배자는 온전히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전 생애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해주신 일이며 사명이라고 깨닫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것이 비록 맘에 들지 않고 하찮은 일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주신 귀한 시간이므로 그 시간을 낭비하거나 원망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일상에서 듣는 훈련은 하나님을 만남으로 시작된다. 오늘 아침에 눈을 떠 하나님을 만나며, 직장과 학교, 집이나 사업장에서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통해 우리 일상은 예배의 삶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예배자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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