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누구에게나, 어떤 직종에 종사한 사람이든지 은퇴의 시간을 맞는다. 삶에 있어 필연적으로 오는 노화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더더욱 준비하고 그 시기를 살아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은퇴 후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미리 예상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준비한다면 더 알차고 보람 있는 제2의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김영동 목사(前 천상제일교회 담임, 저자)는 본 도서에서 원로목사가 된 이후 지금까지의 목회와 인생을 회고하며 신앙과 목회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노화, 영광, 겸손, 신앙, 예배, 정결, 관계, 사랑, 교회, 긍정, 소망 등의 11가지 주제로 나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이어령은 늙음을 서러워하는 감정에는 서로 다른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뜻을 두고 다 이루지 못한 늙음, 둘째는 젊음을 즐기지 못하고 늙는 늙음, 셋째는 죽음에의 공포가 그것이다.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그래서 억지로 노화, 혹은 늙음에 대해 거부해 보는 것이 인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늙음을 서러워하며 그 서러움을 노래하는 것이 인간 일반의 정서이다. 그러나 성경은 죽음은 정복해야 할 원수로 보지만(고전 15:26), 노화, 즉 나이가 들어 가는 과정 그 자체를 극복해야 할 악으로 보지 않는다. 따라서 노화는 문제가 아니다. 노화를 경계하는 현대의 통속적 견해나 문화는 오히려 당황스럽고 건강하지 않은 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년으로서의 원로목사는 꽃이고, 아니면 꽃이 되어야 한다. 꽃은 자신을 위해 있기보다 보는 이를 위해 있다. 꽃은 자신의 행복을 사출하여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한다. 미와 향기를 가진 꽃은 세상에 행복과 평화를 선사한다. 그런 꽃이 되는 것은 지도자가 가진 사명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노쇠, 즉 늙고 쇠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로목사가 꽃으로 피고, 열매로 결정되는 것은 신앙의 극치 아닐까. 우리는 늙어 간다고 흥분할 필요는 없다. 꽃잎이 떨어진다고 장미 포기가 울부짖지는 않는다. 꽃잎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꽃이 피지 않거나 꽃이 못 되는 것이 문제이다. 꽃은 피어 있을 때도 좋지만 떨어질 때도 좋다. 떨어져야 꽃의 의미가 오는 것 아닐까? 그 식물의 종은 꽃이 떨어진 이후에 확정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로목사가 가질 인간에 대한 관계에서 중요한 한 가지는 들음이다. 세상은 모든 사물과 모든 사람이 소리를 가지고 내게 찾아오는 장(場)이다. 인간관계는 사실 대화로 성립된다. 나의 말이나 부름 없이, 내가 말을 걸거나 부르는 일 없이, 인간관계는 맺어질 수 없다. 이때 관계를 위한 대화의 본질은 진실한 응답 행위에 있다. 그런데 세상은 지금 이런 관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유는 사람이 사람을 고립시키고, 더러는 사람이 자신을 고립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풍조가 점점 심해져 가는 세상에 우리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위해 대화해야 하고, 들어주어야 한다. 원로목사인 우리는 들어주는 사랑으로 우리 이웃들에게 무언가 주고 관계를 맺는 일에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하나님께 있는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다. 거기 구원의 그림이 있고, 거기 생명 그림이 있다. 거기 영광의 빛이 있고, 거기 노래가 있어 아름답다. 비록 우리가 걷는 진리는 고난이 있고 위험이 따르는 좁은 길이나 주님을 사랑하는 사랑을 가지면 아름답다. 인생 험곡에서 인내로 사랑이 성숙하고 슬픔으로 사랑이 승화되면 사랑은 더욱 아름답다. 사랑받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진정한 사랑이 보인다면 그 사랑은 아름다워 모두의 기쁨이 된다. 그래서 사랑이 있으면 우리 삶에서 고통은 때로 행복이 되기도 한다. 내가 숨 쉬는 곳에서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곳에서 나는 산다. 사랑은 내 영혼의 꽃동산이다. 천국은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사랑이 있어 아름다운 사랑 동산일 것이라고 말해 본다. 사랑의 현장은 피가 흘러도 사랑의 결과는 은혜의 향기이다”고 했다.
한편, 김영동 목사는 영남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천상제일교회에서 담임 목회 은퇴 후 원로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