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침례회 총회서 ‘여성 목사’ 불허 헌법 개정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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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대의원 약 80%가 찬성… 女 목사 안수했던 새들백교회는 제명

새들백교회는 지난 2021년 5월 세 명의 여성을 목사로 안수했다. ©새들백교회 페이스북
미국 최대 개신교 교단인 남침례회(SBC)의 연차총회에서 ‘여성 목사’를 허용하지 않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대의원 약 1만2천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총회에서 약 80%에 이르는 대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해당 개정안을 지지했다.

교회가 SBC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을 규정한 이 개정안은 교회 내 어떤 여성도 목사 직함을 가질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개정안이 SBC 헌법에 영구적으로 적용되려면 내년 총회에서도 통과돼야 한다고 CP는 전했다.

개정안을 주도한 버지니아주 알링턴침례교회 마이크 로(Mike Law) 목사는 “우리는 디모데전서 2장 12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성경이 가르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디모데전서 2장 12절은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다.

SBC의 신앙선언문인 ‘Baptist Faith & Message 2000’은 “목사의 직분은 성경에 의해 자격을 갖춘 남성들로 제한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CP에 따르면 이 선문언의 연구 지침서를 쓴 척 켈리(Chuck Kelley)·알 몰러(Al Mohler)·리처드 랜드(Richard Land) 목사는 지난해 성명에서 “‘목사’라는 단어는 ‘목회자의 직분을 수행하고 목사의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 목사’를 금하는 이번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SBC 총회는 찬성 9,437표(88.46%), 반대 1,212표(11.36%)로 릭 워렌 목사가 설립한 새들백교회를 교단에서 제명하기로 했다. 새들백교회는 지난 2021년 5월 세 명의 여성을 목사로 안수했었다.

이 밖에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펀크릭침례교회(Fern Creek Baptist Church)도 여성 목사를 두었다는 이유로 제명 처분을 받았다.

투표에 앞서 릭 워렌 목사는 “남침례교인들은 여성 목사 문제에 있어 서로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며 “새들백교회는 SBC 교리에서 ‘남성’이라는 한 단어를 제외한 모든 단어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종류의 성적인 죄, 인종적 죄, 재정적인 죄, 리더십 죄, 우리 교단의 증거를 해치는 죄 때문에 교회를 제명해야 한다”며 “그러나 여성 목회자가 있는 1,129개 교회는 죄를 짓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교단 신학교인 남침례신학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몰러(Mohler) 총장은 릭 워렌 목사에게 새들백교회가 SBC의 통합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몰러 총장은 “그것은 단지 교회 정책의 문제가 아니며, 해석학의 문제만도 아니”라며 “그것은 성경적 헌신에 대한 문제다. 우리는 성경이 명백히 목사의 직무를 남성으로 제한한다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