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최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다음세대 전도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인 가정의 아이들은 중요한 전도의 대상”이라며 “전도는 교회 밖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도는 교회 안에서도 이루어진다. 교회 안에 있으나 믿음이 불분명한 명목상 신자들도 전도의 대상”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부모를 따라 교회에 나오는 믿음의 자녀들도 앞으로 성인이 되면 신앙에 관한 주체적 선택을 해야 한다. 많은 교회에서 경험하듯, 초등학생에서 중고등학생으로, 그리고 중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성장할 때마다 아이들이 신앙을 떠난다”며 “그래서 어떻게 해야 다음세대가 신앙을 지속할 것인지는 개 교회를 넘어서 한국 교회 전체가 떠안아야 할 과제”라고 했다.
그는 “다음세대를 위한 문화적 맞춤 사역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며 “교회가 지루하고 고리타분해서 아이들이 오지 않으니 교회를 재미있는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즐길 만한 게임이나 운동을 교회 안에서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춰주면 미래를 대비하는 과감한 혁신으로 주목받는다”고 했다.
또는 “다음세대 사역을 독립 부서로 만들어주기도 한다”며 “간섭 없이 안전하게 그들만의 예배와 프로그램을 실행하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교회가 다음세대를 소중히 여기며 ‘꼰대력’을 포기하는 결단이라고 여기는 목회자들도 본 적 있다. 아예 어린이교회, 청소년교회, 청년교회 등과 같은 ‘교회 안의 교회’를 지향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음세대의 문화적 요구를 파악하며 영적 부흥을 이루려는 이러한 노력은 귀한 헌신이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교회에 대한 편견이나 종교적 엄숙주의를 해소해 주며 기독교를 더욱 가깝게 하는 시도 또한 현대 사회를 향한 선교적 관점에서 상당한 필요성을 갖는다”며 “그러나 문제는 과연 이러한 시도들이 다음세대에게 신앙을 전하고, 그들의 신앙이 자라 영적으로 성숙하고 제자의 삶으로 살게 하는 필수적 해법이겠냐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현대 대중문화의 가벼움과 신속함은 강한 휘발성을 지니고 있어서 기독교의 메시지를 스쳐 지나가게 만들 수 있다”며 “디지털미디어에 둘러싸인 아이들은 초월적인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적으로 유일무이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고민하고 성찰하게 하기보다, 통속적인 마블 영화 세계관의 유사품으로 취급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기프티콘을 제공하며 교회 출석이나 성경 읽기를 유도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소비주의 문화의 이해관계로 인식시킬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고 신앙을 계승하는 데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라며 “첫째, 다음세대의 아이들도 영적 관심과 열망을 지닌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영적 관심이란 종교활동에 대해서라기보다 삶의 의미에 대한 관심이다. 긴급한 과제는 다음세대 아이들의 신앙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둘째,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존중하고 환대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다음세대를 신앙의 성숙과 헌신에 이르게 한다고 일방적인 지시나 강요의 신앙 교육을 하면 오히려 그들을 교회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세대의 아이들을 환대한다는 것은 그들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이해와 관용 속에서 신앙에 관한 대화를 자유롭게 나누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며 “가정예배나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성경읽기와 기도생활도 유익하다. 하지만 그 조차도 신앙에 관한 안전하고 자유로운 대화가 보장되는 가정에서 그러한 경건의 훈련도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음세대 신앙 전수의 문제는 사실 나중 과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과제”라며 “그들은 다음세대가 아니라 지금세대이다. 그들을 위한 사역은 더욱 면밀하고, 더욱 반성적이고, 더욱 깊은 헌신을 요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