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특집>① 다케시마 자료실에 가다

국방·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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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케시마자료실 입구
(마쓰에=연합뉴스)&nbsp;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중심 도시인 마쓰에(松江)시의 시마네현 제3청사에 있는 다케시마 자료실 입구. 입구 표지판에는 &#39;돌아오라 섬과 바다 다케시마 자료실 시마네현&#39;이라고 적어 놓았다. 표지판 오른쪽 건물 2층에 다케시마 자료실이 있다. 8월12일 촬영.

※편집자 주 = 최근 자민당 일부 의원이 울릉도 방문을 시도했다가 입국 거부되는 등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날로 교묘해지고 강도를 더해가는 가운데 &quot;흥분만 한다고 독도를 지킬 수는 없다&quot;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늘었다. &#39;지피지기면 백전백승(적을 알고 나를 알면 매번 이길 수 있다)&#39;이라는 옛말처럼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본측의 주장과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연합뉴스는 광복절 66주년을 맞아 2005년 &#39;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39;을 제정한 시마네현 등지를 찾아가 일본의 최근 움직임을 취재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마쓰에=연합뉴스)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중심 도시인 마쓰에(松江)시의 시마네현 제3청사에 있는 다케시마 자료실.

마쓰에성 부근에 있는 이곳은 원래 현립박물관으로 쓰이던 건물이다. 시마네현은 2005년 이른바 &#39;다케시마의 날&#39;(매년 2월22일)을 정한 데 이어 2007년 이 건물 2층 방 2개에 해당하는 공간을 자료실로 만들었다.

기자가 찾아간 12일에도 자료실 문을 열어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찾는 이의 발길은 드물었다. 12일 오전에는 기자 외에 노인 한 명이 들러서 자료실을 휙 둘러보고 갔을 뿐이다.

마쓰에시 시민 중에는 다케시마 자료실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아는 이가 드물었다. 시내 중심가인 마쓰에역 주변의 음식점 주인은 &quot;이름을 들어보긴 했는데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quot;며 &quot;아마도 시마네 현민회관에 있지 않겠느냐&quot;고 엉뚱한 곳을 알려주기도 했다.

일본 다케시마 자료실에 소장된 한국 서적들
(마쓰에=연합뉴스)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자료실에 조선왕조실록(검은색 커버)을 비롯한 한국 서적들이 빽빽이 꽂혀 있다. 8월12일 촬영.

찾는 이는 드물어도 자료실에 소장된 자료는 만만치 않았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소장 도서 500여권 중 절반 정도가 한국측 주장을 담은 자료라는 것.

동북아역사재단이나 독도본부 등이 펴낸 자료는 물론이고,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책 등도 빠짐없이 갖춰놓았다. 조선왕조실록 전질이나 역사 전문 계간지인 &#39;역사비평&#39;처럼 국내에서도 일부 연구자들만 보는 자료도 있었다. 단순히 책을 가져다 놓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측의 핵심 주장이 담긴 대목에는 빠짐없이 표시를 해놓았다.

자료실에는 굳이 &#39;일본해&#39;라는 표기를 한 일본측 지도를 가져다 놓지 않고, &#39;동해&#39; 표기가 포함된 한국 지도를 펼쳐놓았다. 지도 옆 설명에는 &#39;일본 지도는 독도를 상세하게 표시한 것이 없어서 한국 지도를 붙여놓았다&#39;는 취지의 설명을 붙여놓았다.

자료실 2개의 방을 잇는 좁은 복도에 붙여놓은 연표에는 일본에 유리한 사실 관계 뿐만 아니라 메이지 정부가 1877년에 &#39;울릉도와 다른 한 개 섬(外一島.독도)은 일본과 관계가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39;고 지시했다는 사실도 빠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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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케시마 자료실 내부의 연표
(마쓰에=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 시마네(島根)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자료실 내부에 전시된 관련 연표. 자료실 2개의 방을 잇는 좁은 복도에 붙여놓은 연표에는 &#39;죽도(현재의 울릉도)의 귀속지에 대해 내무성이 판단을 구하자 태정관(메이지 정부)은 이 섬(울릉도)과 다른 한개 섬(外一島)은 일본령이 아니라는 인식을 밝혔다&#39;고 적어놓았다. 8월12일 촬영. 2011.8.14 &lt;&lt;국제뉴스부 기사 참조&gt;&gt; chungwon@yna.co.kr


자료실을 설치한 목적이 단순한 홍보&middot;선전에 있지 않고, 일본측 연구자들이 한국측 논리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약점을 찾아내도록 돕기 위한 연구 거점을 만드는데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한일간 주장이 엇갈리는 고(古)지도에는 상세한 설명을 첨부해놓았다. 에도 막부의 지도 중에서 일본 영토에는 모두 색칠을 하면서도 울릉도와 독도에는 색칠하지 않은 지도 옆에는 &#39;당시 일본 영토인데도 색칠을 안 한 곳은 다른 곳도 있었던 만큼 색칠을 했느냐 여부로 일본 영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39;는 주장을 적어놓았다.

자료실 입구에는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남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방문했다는 한국측 언론보도 내용을 &#39;한국측 최근 동향&#39;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해놓은 것도 눈에 띄었다.
이같은 작업을 하는 이들은 스기하라 다카시(杉原隆)나 시모조 마사오(下條正男) 같은 시마네현 &#39;다케시마 문제연구회&#39; 관계자와 실무자들이다.

시모조는 최근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등 자민당 의원 3명에 앞서 다른 비행기로 울릉도에 가려고 했다가 입국 거부된 학자다. 1983년부터 15년간 주한 일본대사관, 삼성종합연수원, 인천대학교 등지를 전전하며 장기간 한국을 연구한 집념의 인물이기도 하다.

시모조는 최근 &quot;일본의 영토 문제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을 중앙정부가 만들어야 한다&quot;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한국측 자료와 연구의 약점을 찾아낼 연구기관을 더 크게 만들고 자신들의 논리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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