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순례길(이사장 박상은 장로)이 26일 오후 서울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 50주년기념관 지하 소강당에서 출범식을 개최했다.
한국순례길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기독교 근대문화 유적지를 전략적으로 모색하며 ‘세상을 향한 성찰’, ‘사람을 향한 힐링’, ‘하나님 향한 영광’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나아가는 단체다. 단체의 비전은 ‘힐링을 넘어 영성으로, 방랑자에서 순례자로’이며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변화, 영성, 선교, 통일이다. 창립총회는 지난 1월 19일 경기도 안양시 안양샘병원에서 열렸다.
행사는 감사예배, 축하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감사예배는 김윤환 교수(이화여대 의과대학, 한국순례길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혜순 교수(이화여대 의학과, 한국순례길 이사)가 대표기도를 드렸고, 사회자의 성경봉독 후 김운성 목사가 ‘길을 걷게 하시는 하나님’(신명기 8:2~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단순히 건강을 단련하기 위해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걷게 하시는 하나님과 더불어 동행하는 하나님과 함께 걷는 사람들이다. 한국순례길 모임을 통해서 하나님이 걷는 과정 속에서 놀라운 은혜를 주실 것으로 믿는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셨으며 가나안 땅을 주셨다. 그런데 출애굽과 가나안 땅 사이에는 걷는 일이 포함돼 있다”며 “애굽에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걷지 않고 가나안에 가는 방법은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걷는 과정을 통해 반드시 백성들이 가나안에 도착하게 하셨다”고 했다.
이어 “백성들이 걸어온 길은 광야길이었다. 오늘 본문을 보면 하나님께서 광야길을 걷게 하셨다는 표현이 나와 있다. 이에 따라 하나님은 걷게 하시는 분이심을 깨닫게 된다. 방랑자는 목표가 없이 걷는 사람이지만, 순례자는 목적이 분명하므로 그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영적인 방랑은 혼자서 하는 고독한 일이지만, 순례는 우리와 같이 가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축복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순례길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하나님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어떤 순간이든지, 어떤 과정이든지 하나님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사실 걷기의 원조는 예수님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 또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수도 없이 걸으셨다. 또한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끝난 게 아니라 겟세마네 동산까지 오르셨으며 겟세마네 동산에서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지시고 가셨다”며 “우리가 걷는 과정에 많은 선교사님들의 이야기가 있다. 하나님께서 이 모임을 시작한 모든 진행 과정에 함께 하셔서 우리 모두 순례자가 된 심정으로 인생의 광야를 잘 걷고 천국을 향해 나아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고 했다.
이어 박상은 장로(안양샘병원 미션원장, 한국순례길 이사장)가 인사말을 전했다. 박 원장은 “한국순례길을 출범하면서 깨달은 것은 이미 지방에서 신실한 우리 주님의 자녀들 중에서 많은 순례길을 나름대로 개발하고 계시는데 우리가 그것을 잘 엮어내서 한국교회 모든 성도에게, 모든 지쳐있는 이웃들에게 순례길을 소개할 수 있어야겠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산이 얼마나 위대한 유산인지를 생각해보면서 지금은 작은 첫 걸음이지만 우리 후배들이 생생한 순례길을 걸을 수 있도록 유산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내년에는 한국에서 로잔대회가 열리게 되며 50주년을 기념하게 된다. 이 대회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데 이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한국의 일반 관광지보다는 순례길을 소개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단체는 이제부터 첫걸음을 시작한다. 많은 분들께서 첫걸음을 함께 해주셨다. 이제 끝까지 걸어가면서 주님과 동행하는 그런 순례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백윤영 목사(광주청사교회)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으며 바로 축하행사가 이어졌다. 김장성 장로(한국순례길 신안지부장)의 사회로 배현진 국회의원(국민의힘), 전재규 장로(대신대 전 총장), 이철 목사(기감 감독회장)가 축사를 전했다.
배현진 의원은 “대한민국의 역사는 기독교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국가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이 됐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가는 여정 가운데서도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오늘 한국순례길 출범식을 위해 20년 넘게 준비하시고 3년간의 법인 등록을 위해 많이 애쓰셨다고 들었다. 이를 위해 수고해주신 박상은 이사장님과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전재규 장로는 “1999년 제가 처음 논문을 쓰면서 대구 청라언덕이 예루살렘이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대구에 처음 선교사들이 언덕에 올라와서 대구 읍성을 바라보면서 ‘이 성은 예루살렘과 같구나’라고 했으며 그런 영문 기록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그러면서 대구에 한때는 많은 교회가 들어섰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며 “저는 31년 동안 대구 동산병원에서 일했다. 1999년 병원 100주년 기념을 하면서 100년사를 집필하게 되었는데 편찬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러면서 대구의 역사를 살펴보게 됐으며 여러 가지 역사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역사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면서 교회사를 알지 못하면 결단코 한국이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100년사에 청라정신을 통해 대한민국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자유민주 공화국이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했다”며 “미국 북장로교에서 형성된 정신이 대구로 넘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언더우드 선교사가 북장로교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 정신이 이어지게 되었다. 천국에 있는 시온, 천국에 있는 예루살렘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 순례길”이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1999년부터 순례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대구 사람들에게 강조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출범식에 와서 너무 감격스럽게 느껴졌다. 순례길을 조성하는 일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시면 반드시 한국 전체가 순례길인 나라로 형성되어서 마지막 복음의 주자가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받을 줄로 믿는다.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들을 축복하실줄로 믿는다”고 했다.
이철 목사는 “교회 역사가 점차 잊혀지고 있는데 오늘날 순례길을 발굴한다는 것이 참 귀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회가 이전처럼 은혜스럽지 못하고 기도가 많이 사라진 상황을 보면서 먼저는 역사 회복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은 순례길을 발굴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며 순례길이 발굴된다면 역사가 드러나고 한국교회나 한국사회에 귀중한 자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순례길을 만드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