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교회가 지난 20일 오후에 진행한 교회학교 교사세미나에서 성석환 교수(장신대)가 ‘MZ세대의 언어이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성 교수는 “교회의 사정과 환경이 달라졌지만, 본질은 같다. 교회는 사랑을 전하는 것이고, 교사는 아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브릿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진심과 마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옛날과 다른 방식으로 전하고, 표현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서로의 생각을 경청하고 이해하고 더 좋은 방안을 만드는 성숙한 모습이 나오면 한국교회가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세대 간의 대화가 필요하고 교사와 학생과의 대화도 필요하다. 답은 먼저 된 분들이 낮추지 않으면 절대 대화가 안 된다. 우리가 아이들의 언어를 배우고 왜 그런 언어를 쓰는지 이해하면 훨씬 더 쉽게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문화훈련, 민주주의훈련, 시민훈련의 선도적 역할을 했던 교회가 문화전쟁을 벌이는 동안 소통하는 방법과 신뢰도를 잃어버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전에는 교회가 사람들을 문화적으로 선도적 역할을 하면서 학생들이 교회에 와서 뭔가를 느낄 수 있는 구조가 많았다. 토요일이면 학생들이 자치회, 월례회를 했었다. 성경공부를 하면 교회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와서 같이 놀고, 문학의 밤을 하면 온 동네가 들썩했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하며 어려웠을 때 교회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위로해 주는 역할을 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사회가 민주화 되고 대중문화가 우리 사회에 펼쳐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전부 대중문화를 좇아 떠나고 교회에 남아있는 애들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교회는 대중문화를 죄악시하고 그 당시 새로운 변화에 대해 방어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수세적으로 대처했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고 수평적으로 되는 과정에서 교회는 문화전쟁을 벌이면서 버티느라 소통하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이 사회와 지역, 세계와 대화하고 요즘 시대와 대화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교회가 30년 동안 훈련받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또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면 남아있는 청년, 청소년들도 다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이 시대가 죄성도 있고 안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잘 분별해서 청소년, 청년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인지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성 교수는 “미국의 가장 큰 기독교리서치 단체가 M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접근 포인트로 첫 번째는 문화적으로 접근할 것, 두 번째는 아이들의 삶에 어떤 고민이 있는지 관계를 맺을 것을 말했다. 세 번째는 예수님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을 하게 해줘야 한다. 수련회에 가서 주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그 직접적인 경험이 청소년 때 한 번은 있어야 교회를 떠났다가도 돌아온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멘토링인데, 어른들이 자기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었을 때 오히려 청소년, 청년들이 진정성 있게 듣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직업적 소명이다. 교사들이 학생들이 어떤 꿈을 꾸는지 관심을 갖고 그 학생의 꿈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동성애 문제나 혼전 동거 문제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인 대학생 10명 중 4명은 동성애는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미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 윽박지르고 비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아이들에게 점점 복음이 잘 스며들어서 아이들이 올바른 성 인식, 올바른 가정관을 갖도록 우리가 책임감을 갖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성 교수는 “교회에는 우리가 볼 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30%, 건전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30%, 중간에 있는 아이들이 40%가 있다. 전략적으로 40%가 복음 안에서 좋은 생각을 갖게끔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대부분 잘못된 생각을 가진 30%에 에너지를 쏟다가 40%에 속한 아이들의 마음이 멀어진다는 것이다. 이 40%는 잘 이끌어 주고 30%에 속한 아이들을 위해서는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연한 교회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지만, 진정성 있는 교회, 경건하고 전통적인 교회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결국 그 아이들이 교회에 남는다. 먼저는 우리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로 소통하면서 아이들이 교회에 찾아오게끔 해야 한다. 그 중에 교회에서 경건함이나 하나님에 대한 관심을 갖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아이들이 나머지 아이들을 끌고 가는 신앙의 리더가 된다. 경건과 진정성, 전통적인 것의 가치를 생각하는 아이들이 리더를 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전략적으로 디자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렌드코리아 2023이 꼽은 첫 트렌드는 ‘평균 실종’이다.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게 요즘 시대의 트렌드다. 교회는 하나의 답을 말하고 하나의 원칙을 다 같이 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평균이 실종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교회만의 독특한 것을 해보는 것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시대적인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도 지혜고, 그 흐름에 잘 대응하는 것도 지혜”라고 했다.
성 교수는 “요즘 사람들이 교회를 많이 빠져나가는데, 이것은 탈제도화지 탈종교화가 아니라는 게 제 답이다. 타로카드, MBTI도 일종의 유사 종교다. 사람들은 하나의 답만 강조하는 제도적인 교회를 벗어나고 싶은 것이지 종교를 벗어나고 싶은 게 아니다. 종교적인 니즈가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교회를 대체할 만한 것을 찾아다닌다. 그러다가 신천지, JMS와 같은 이단에게 걸리게 된다. 우리가 이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알랭 드 보통이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라는 책을 쓰고 인생 학교를 만들었다. 우리가 종교를 믿는 이유는 인생의 의미, 인생의 가치를 깨닫고 싶은 것인데 교회에 가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는 우리의 말을 들어주는 선생님, 우리 삶의 목표와 인생의 가치를 알려주는 선생님 한 분 때문에 하나님과 평생 동행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탈제도, 탈교회 시대에 맞는 교회 교육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인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을 넘어서 이 세계, 이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응답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가두리 양식이 아닌 잘 키워서 세상으로 보내는 원양어업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 시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분별하고 이 시대의 언어에 대해서 이해하고 요즘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 책임질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종교사회학자 로버트 푸트넘(R. Putnum), 로버트 우스나우(R. Wuthnow)는 미국 사회에서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교회밖에 없다며, 파편화되고 개인화되어 가는 이 사회에 교회가 아름다운 공동체적 가치를 알려달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교회는 공동체적 자원이다. 이것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이 가치를 우리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결국 교회와 교사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가치를 심어줘야 한다. 세상을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의 가치를 함께 고민해 주고 경청해 주고 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성 교수는 “이제는 교회의 헌금, 재정 자원으로 일하는 시대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그렇게 좋은 일을 많이 하고 헌금을 많이 했는데도 신뢰가 반으로 떨어졌다. 결국 소셜 캐피탈은 크레딧이다. 신뢰다. 누군가 우리는 복음의 유통업자라고 말했다. 결국 지역 사회에 교회가 얼마나 신뢰받고 있느냐가 복음 유통에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코로나 3년 동안 영국 교회에 대한 신뢰가 60% 올라갔다고 한다. 그 이유를 조사해 보니 교회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할 때 교회의 이름으로 하지 않고 지역 단체와 협력해서 그들을 세워준 것이다. 한국 교회도 똑같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교회의 이름을 드러내니까 한국 시민 단체나 지역 단체에서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다”고 했다.
이어 “영국에선 청년들이 공동체를 경험했을 때 가장 큰 신앙의 효과가 나온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래서 함께하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교회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교회가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고 사회의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길러내는 마인드로 신앙훈련을 잘 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가장 성격적이고 복음적인 것의 기원이고 하나님이 주신 이 세상을 아름답게 지키는 게 환경운동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명확하게 알려 주어서 우리가 길러낸 아이들이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하는 게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교회 교육이다. 그래서 이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가르쳐준 그 복음의 이야기가 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꿈과 비전을 담고 있다는 것까지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성 교수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서 내가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신 이유는 그의 신앙이 좋아서가 아니다. 모든 민족이 너로 인하여 복을 받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커먼 굿(common good)이다. 이렇게 말하면 청년들은 다 좋아한다. 앞으로 이런 가치가 한국 사회에 훨씬 더 많이 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맡겨진 아이들을 복음이 들어가면 세상을 바꾸는 사람으로 길러내겠다는 마음으로 가르쳐야 요즘 애들이 복음을 이해한다. 저는 우리 교사들이 길러낸 청소년,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바깥에서 복음의 이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이들이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아이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언어의 방식으로 복음을 잘 전달해서 세계 역사를 바꾸고 노예제를 물리치고 인종차별을 물리치고 나라 잃은 백성에게 소망을 줬던 하나님나라의 이 복음이 오늘의 시대에 맞는 공공선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도록 하는 일에 교사들이 쓰임 받기를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