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 이야기] 케이디 데이비스 그리고 찬양 ‘어머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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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임상 교수(월드미션대학교)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Kisses from Kathy)의 저자 케이디 데이비스(Kaifeng Davis Majors, 1989-)가 이 책을 출간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7년 두 번째 책 "그래도 소망(Daring to Hope)"이란 책을 출간했습니다. 여기서 그녀가 더 성숙하여 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우간다의 진자(Jinja, Uganda)라는 곳에서 약관 18살부터 선교를 시작한 케이티는 1989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태어나 다복한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동안 케이디는 현지에서 13명을 입양했고 지난 2015년 현지인 베니에 메이져스(Bennie Majors)와 결혼을 해서 2명의 아이를 낳아 모두 15명의 자녀를 둔 올해 34살이 되는 엄마입니다. 지금도 그곳에서 아마지마 프라이머리 학교(Amazima Primary School)를 운영하며 선교사로 현지 아이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케이디가 쓴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라는 책을 보면 그가 정의하는 "엄마"란 '당신을 믿어요', '당신은 나를 보호해 줄 거예요,'입니다. 엄마는 다급할 때 외치는 이름이고 기쁠 때 함께 웃고, 슬플 때 기대어 울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그가 처음으로 입양을 한 "스코비아"가 그를 엄마라고 부를 때 갖게 된 엄마에 대한 정의입니다.

위에서 케이디가 갖게 된 어머니의 심정을 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그대로 반사해서 그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가 고백합니다. "사람들은 나를 엄청난 사람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특별한 점이라곤 없다, 단 하나가 있다면 내게 베푸신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나 크다고 생각되어 늘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특별하다면 특별하다" 그는 역설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는 제자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케이디가 쓴 두 번째 책 "그래도 소망"을 보게 되면, 이제 실제 자녀들을 키우면서 부딪치는 현실의 문제들, 그것들을 통해 고통의 한복판을 통과하는 과정의 실상을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때로는 야곱처럼 하나님과 씨름하던 자기 내면을 털어놓는 모습을 통해 그녀가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그 속에서 하나님에 대해 바로 알고 성숙한 어머니 모습으로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큰 공감이 되고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것은 하나님은 공평하신 하나님, 그리고 작은 것에도 크게 기뻐하시는 하나님을 깨닫는 케이디의 고백에서 발견됩니다. "하나님을 위해 거창한 일을 하고 요란한 방법으로 그분께 영광을 돌려 드리려고 애쓰던 내게 하나님은 그분이 작은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영광을 받으신다는 사실을 보여 주셨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정성껏 지어 상에 올린 밥 한 그릇을 통해서도 영광을 받으신다." "인간은 다 고만고만하다. 특별히 누가 더 낫고 누가 더 못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남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고통을 덜어 주거나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얼마나 힘드냐고 인정해 주는 정도다." 케이디의 이러한 고백들이 이 시대 자녀들이 무엇에든지 일등이 되어야 하고 다른 자녀들과 비교해서 우리 자녀가 더 월등해야 한다는 통념을 깨트리게 합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며 그 속에서 공평하신 하나님을 발견하는 어머니를 발견합니다.

15명의 엄마 케이디가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알고, 자녀들에게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성숙하여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성경 속에서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를 불러오게 합니다. 어머니 한나는 어렵게 사무엘을 선물로 받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삼상 2:1-10) 속에 그의 성숙함을 봅니다.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에 내리게도 하시고 거기에서 올리기도 하시는도다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삼상 2:6-7) 케이디, 그리고 사무엘의 엄마 한나. 이들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 그리고 비교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한 것입니다.

어머니 주일에 드리는 찬양 가운데 한국의 오병희 작곡가가 곡을 쓴 "어머니의 기도"를 찬양하며 케이디가, 그리고 한나가 보여준 성숙한 어머니상을 가능하게 한 핵심적 요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를 보내 주신 측량할 수 없는 하나의 사랑, 그리고 십자가 모진 고통을 우리를 위해 참으며 견디셨던 예수님의 그 은혜를 바로 알고 하나님을 송축하는 내용, 그리고 자녀들이 이 진리를 바로 알게 해 달라는 축복의 기도를 찬양으로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인류 역사에 있어서 죄의 시작은 남과 나를 비교해서 발견되는 열등감에서 발생하였습니다(하와가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있다는 뱀의 꼬임 - 창 3:5). 내과 의사이자 정신의학자인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 1898-1986)가 쓴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 보면 열등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열등감에 빠지면 계속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의 가치를 과대 평가하고 그들의 고충과 어려움과 실패를 인식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자기 멸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가치를 과소평가한다" 결국 내가 남들보다 더 뛰어나고 탁월해야 한다는 원리 속에서 갖는 이 열등감을 이기지 못하면 능히 성공할 수 있는 자신의 분야마저 실패를 거듭하는 비극적인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으로 보는 탁월함이란 남과 나를 비교해서 내가 남보다 월등하고 뛰어나야 한다고 하나님은 정의 내리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며 어제의 나 보다 오늘의 내가 더 성장하여 있는 모습을 보며 탁월해졌다고 하나님은 본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근본은 공평하신 하나님 이 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가슴에 담아 모든 조건에서(in all circumstances) 기도를 통해 표현(expressing)하고 삶에서 드러내고(showing) 만들어 갈 때(making) 가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케이디의 고백, 그리고 한나의 기도를 보며 발견되는 어머니의 기도입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의 기도를 찬양하며 발견된 것입니다. 아마 이 시대 어머님들에게 하나님의 성령이 지속적으로 마음에 찾아와 자녀들을 향해 이러한 기도를 주문하고 있지는 않은지 귀를 기울여 보시지 않겠습니까?

#윤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