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정경화 과정 이해… 치열한 연구 후 신앙 고백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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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기자
sjlee@cdaily.co.kr
배덕만 교수, 유튜브 ‘오늘의 신학공부’와 인터뷰서 밝혀
배덕만 교수가 유튜브 채널 '오늘의 신학공부'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오늘의 신학공부

교회사가 배덕만 교수가 한 신학 유튜브 채널에서 성경의 ‘정경화’ 과정에 대해 ‘교회사가’로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순수하고 치열한 학문적 연구가 먼저 전제되고, 그 후에 하나님의 개입에 대한 고백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채널 ‘오늘의 신학공부’가 15일 게시한 영상에서 배 교수는 ‘성경정경화’ 과정에 대해 “학자들마다 입장이 다르다. 보수 쪽의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개입과 은혜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 진보 쪽의 신학자들은 ‘그것과 하나님과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말할 수도 있다”며 “나는 이것이 두 극단 사이에서 계속 진자 운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학회에서 한 선배가 ‘IMF는 하나님의 심판이다’라고 말했더니 다른 한 사람이 ‘그것이 말이 되냐’라며 싸움이 났던 적이 있다. 지금 그것이 우리 안에 있는 ‘교회사 서술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기본적으로 현상을 먼저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교회사 서술의 1차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에서 신앙의 고백이 우리의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정경화 과정에 대입해 보면, ‘정경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에 대한 과정을 가능한 범위까지 자료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추적하여 이에 대한 논리를 구성하고, 지나고 나면 ‘하필 그 수많은 책들 중에 이 39권과 27권의 책들이 모아졌을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우리에게 역사 속에서 미쳐온 선한 영향력들을 생각한다면, ‘이것이 정말 사람들이 머리를 모아서 한다고 되는 일일까? 지금도 이것이 해결이 안 돼서 논쟁이 있는데…’ 그래서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는 고백이 뒤에 나온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 고백이 먼저 가서 학문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이나 연구를 방해하면 안 된다”며 “나는 먼저 학문으로서의 순수한 치열한 연구가 선행되고, 그것에 근거한 결론으로 우리의 신앙의 고백까지 한 발짝 나가야 하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인터뷰에서 배 교수는 ‘교회사를 제대로 연구하는 기본적 소양’에 대해 조언하며 “세계사 지식이 전제가 돼야 한다. 전 세계 5대양 6대주에 다 교회가 있기 때문에 세계사를 알아야 하지만, 기독교가 서양역사를 중심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최소한 유럽의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게 되면 일반 역사와 상호작용하는 기독교의 사건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서양사, 세계사와 한국인으로 한국사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게 되면 교회사를 공부하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역사에는 사건도 많지만, 예전에는 ‘교회사’가 ‘교리사’를 중심으로 흘러왔다. 교리사는 ‘사상사’이기에 ‘철학사’의 이해가 많이 필요하다. 이것을 알면 서양의 신학적 담론이 전개되어온 역사를 이해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며 “이것을 모르면 교회사에 대한 이해가 겉돌 뿐”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하나는 언어의 문제이다. 고대 교회사는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되어 있지만, 그 이후 역사는 그 지역에서 쓰는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안 그러면 한국어로 번역된 책만 읽어야 한다”며 “역사는 옛날 책을 읽는 학문이다. 결국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역사의 서적을 원어로 읽을 수 있는가 못하는가에 따라 프로와 아마추어가 나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신학자를 주로 인터뷰하는 ‘오늘의 신학공부’는 배덕만 교수와의 인터뷰를 시리즈로 게시했다. 배 교수는 인터뷰에서 ‘복음주의란?’, ‘한국교회와 근본주의 신학’, ‘한국교회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한 미국 교회사 연구’, ‘부흥의 조건’, ‘성경 정경화 과정’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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