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마르크시즘(Neo-Marxism)은 마르크스주의의 개념을 20세기 사회와 경제에 맞게 새롭게 수정한 것이다. 이 이념은 이전의 마르크스주의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마르크스주의에서는 경제주체인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대립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네오마르크시즘은 이를 확장하여, 다양한 집단, 즉 인종, 성, 종교,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발생한 집단 간의 대립과 갈등을 강조한다. 네오마르크시즘은 대안적인 사회체제와 경제모델을 제시하지만, 그 근원이었던 마르크스주의처럼 자유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를 비판하는 경향이 있으며, 불공정한 권력 구조와 계급간의 대립을 강조한다.
네오마르크시즘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유럽 각국에 다수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동시에 봉기해서 공산혁명을 일으키지 못했었는가?”라는 자성에서 시작되었다. 1930년대에 이탈리아의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안토니오 그람시는 그 원인을 “문화주도권, cultural hegemony”에서 찾았다. 지배층인 귀족이나 자본가들의 문화, 즉 가정과 교회와 국가를 중심 가치로 두는 기독교 문화가 사회 전반을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깨뜨리고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람시는 10년 이상의 감옥 생활동안 33권의 감옥노트를 남겼으며 그 내용이 네오마르크시즘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는 1920년대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발생한 문화 비판이론의 대표적인 학파이다. 이들은 대중문화와 매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분석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과 변화를 다루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람시와 이 학파의 직접적인 관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이들은 그람시의 이론을 계승, 확장하여 문화와 매체가 대중을 지배하고 권력을 유지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초기의 이 학파는 독일의 호크하이머(Max Horkheimer)와 아도르노(Theodor Adorno)가 주도했다.
1930년대 나치정권의 등장으로 프랑크푸르트대학의 교수로서 이 학파를 주도하던 마르쿠제(Herbert Marcuse)가 1940년 미국으로 이민했고 프랑크푸르트학파는 미국에서 뿌리내리고 발전하였다. 마르쿠제는 뉴욕과 보스턴 유수의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다가 1960년대 중반부터 UC 샌디에이고로 옮기면서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에도 관여하였다. 그의 글 “순수한 관용에 대한 비판, a critique of pure tolerance”을 통해 모든 것에 대해 공평하게 관용해야 한다는 “순수한 관용”의 개념은 불충분할뿐더러, 제도적 불평등과 억압이 특징인 사회에서 오히려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종 차별, 성 차별 또는 억압을 조장하는 관점들은 관용 받을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며, 약자에 대한 관용의 개념을 확립하였고, 네오마르크시즘의 아버지라 불려진다.
네오마르크시즘이 기독교에 끼친 가장 나쁜 영향은 성-생명-결혼-가정으로 이어지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기본 가치를 해체하려는 시도 때문이다. 그람시가 그의 ‘감옥노트’에서 제시한 문화주도권 획득의 방법은 개인의 성적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기혼자의 혼외 성관계를 확장하고 미혼자의 혼전 성관계를 자유롭게 만든다. 그 결과는 가정의 파괴와 결혼 관계의 약화를 가져와, 교회와 국가의 기본단위인 가정을 해체하게 된다. 성적으로 타락한 가정은 교회를 떠나게 되고, 자녀들이 거리에 나가게 되고 불안한 가정들이 재생산되면서, 사회는 불안해지고, 공산혁명의 기회가 온다는 것이 문화주도권 획득을 위한 그들의 처방이었다.
네오마르크시즘을 포용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기독교가 중요시하는 결혼을 가장 큰 악으로 간주하고, 성적 순결을 지키는 전통적인 성, 사랑, 결혼의 개념을 혐오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명령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명체를 다스리라”는 생육/문화명령은 한 남자와 한 여자로 구성된 가정에 내린 최초의 명령이다. 이 사명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거룩함으로 지킬 것을 명령하셨다.
정치적인 보수는 꼭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성경적 결혼의 제도를 존중하고(중혼 금지, 동성혼 금지), 부부의 성적 순결을 지키며(간음, 이혼 금지), 태아(낙태 금지)나 죽어가는 사람(안락사 금지)도 귀한 생명으로 인정하고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사람이 좌우할 수 없다는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이런 가치와 무관한 보수는 그리스도인이 추종할 보수는 아니다. 정치적 진보는 기존에 지켜왔던 가치는 시대에 뒤떨어졌으니 새롭게 바꾸자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정치적 보수와 진보의 여부에 관계없이 성-생명-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을 더 잘 지킬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수호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류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