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8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우리의 전도가 너무 작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전도를 뜻하는 영어 ‘evangelism’는 ‘복음’(evangel)에 이념이나 행동을 뜻하는 어미(ism)가 붙은 말이다. 곧 전도는 복음을 전파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따라서 전도는 복음, 즉 좋은 소식이 무엇인가에 기초한다”고 했다.
이어 “성경은 하나님의 통치를 인류에게만 국한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골 1:20)을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신 사건이다. 즉, 구원의 좋은 소식은 인간뿐 아니라 만물의 회복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창조세계는 원래부터 항상 하나님의 주권 안에 있었다. 청지기의 책임을 맡은 인간의 죄와 불순종으로 인해서 창조세계는 손상을 입었고 피조물은 신음하고 있다”며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그리스도인들은 인간 개인의 구원뿐 아니라 창조세계를 원래 의도된 모습으로 치유하는 사명에 참여한다. 그러한 치유 사역에 참여하는 자체가 복음, 즉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전도의 개념은 사실 이처럼 창조세계 전체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과 치유를 알리는 것으로 확장되지 못했다”며 “그래서 창조세계와는 무관하게, 인간 중심의 영혼구원 사상에 머물렀다. 사람들을 교회라는 종교적 공간으로 더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 전도의 목적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인생과 세계를 넓은 안목에서 접근한다. 환경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도 중대한 실존적 과제다. 더 나아가 인간을 중심으로 주변 세계를 규정짓는 환경이라는 관점을 넘어서, 인간도 더 큰 자연세계의 일원이자 일부로서 다른 피조물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었다는 생태적 감수성으로의 전환이 요청되는 시대”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생태적 감수성은 인간 또한 피조물이며 하나님께서는 다른 피조물들에 대해서도 사랑의 주권을 발휘하신다는 성경적 신념과도 조화된다”며 “이는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하나님이 설계하신 더 큰 세계 속에서 동료 인간 및 피조물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소속감과 관계성을 부여한다”고 했다.
그러나 “인간의 역할을 다른 피조물들과 같은 대열에 놓거나, 심지어 자연세계를 신적으로 미화하거나 승격시키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중심으로 예배하는 성경적 세계관과 배치된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역사에서 의미 있는 영적 각성에는 창조세계에 대한 돌봄이 수반되기도 했다. 창조세계의 돌봄은 윤리적 실천의 문제이기에 앞서 본질적으로 구원에 내포된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복음전도는 어떻게 창조세계의 돌봄과 연결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첫째, 창조세계 그 자체는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증언한다”며 “둘째, 교회는 생태적 감수성과 습관을 형성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셋째, 우리는 창조세계의 돌봄에 참여하면서 영적인 돌봄에도 민감해지게 될 것이다. 생명에 대한 관심과 돌봄은 우리에게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20세기 기독교의 고전으로 꼽히는 J. B. 필립스의 책, ‘당신의 하나님은 너무 작다’는 그 제목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며 신앙에 대한 관점에 각성을 준다”며 “창조세계와 복음전도의 관계에서도 이 제목을 패러디해 질문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복음전도는 너무 작지 않은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