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 이하 물망초)가 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장미터널에서 탈북 국군포로 5인의 북한 상대 손해배상 2차 소송 선고결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물망초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 7일 탈북 국군포로 두 분을 원고로 북한·김정은을 상대로 제1차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를 하고 추심명령을 별도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 할 (사)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임종석, 이하 경문협)이 거부함으로써 아직까지 원고들의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추심금 소송을 담당한 재판부는 시간을 끌면서 결국 원심에 반하는 이유를 들먹이며 패소했다”고 했다.
지난 4월 17일 국군 포로였던 김성태(91) 씨는 물망초와 함께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다. 빨리 해결해주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기자회견 약 1시간 전, 제2차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선고가 있었다. 국군포로들이 승소했다. 승소 소감에 대해 김성태 씨는 “오늘 재판에서 승소하게 됐다. 이 기쁨을 가지고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 기분을 잊지 않고 죽는 날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심재영 변호사(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 위원)가 승소한 판결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심 변호사는 “오늘 내려진 이 판결은 북한 정권이 우리 국군 포로분들에게 가했던 송환 거부와 강제 억류 그리고 수십 년간의 억류 기간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서 이뤄졌던 강제 노역, 강제 노동 이것이 전쟁 범죄이고 국제법상으로도 위반, 우리나라 민법상으로도 불법이 되기 때문에 불법 행위의 주체인 북한 정권이 피해자인 국군 포로분들에게 정신적 손해 배상으로 5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범죄 행위들이 우리 대한민국 법원에서 정면으로 다뤄지지 않다가 지난 2016년 물망초가 주축이 돼서 우리 국군 포로분들의 피해에 대해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했다. 그 결과 2020년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오늘은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승소 판결”이라며 “북한 정권의 불법 행위 책임을 대한민국 법원이 정면으로 인정하며 판결이 내려지고 있지만, 추심 절차는 아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추심 판결은 여러 가지 법적 문제점들이 있기 때문에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반드시 국군 포로분들에게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 책임에 해당되는 금전을 보상금으로 안겨드리려는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이 발언했다. 박 이사장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국가는 어떤 경우에도 적지에 잡혀 있는 포로들을 구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정전 70주년이 흐르도록 국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어르신들을 홀대했다. 이에 대해 국가는 반성을 해야 할 것”이라며 “다행히도 지난 해부터 UN이 북한인권 결의에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최근 개최된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도 국군포로를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적인 언급을 했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사법부는 대한민국이다. 사법부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으면 정부가 어르신들에게 손해배상급을 지급하고 금액에 대해서 경문협, 북한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수환 위원장(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이 재판, 선고가 나오기까지 과정, 그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발언했다. 정 위원장은 “이 재판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했으며 지난 2020년 7월 7일 국군포로 어르신들께서 승소 판결을 받으셨다. 이후 2달 뒤 다섯 분의 국군 포로 어르신들이 원고로서 2차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재판은 앞으로 북한의 불법 행위가 우리나라 법원에서 계속해서 심판받고 또 단죄될 것이라는 그러한 믿음을 우리에게 부여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1차 소송에서 승리했지만, 경문협에서 아직도 어르신들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경문협과의 1차 소송은 패했지만, 오늘 승소한 여세를 몰아서 2차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며 “물망초 측 변호인단과 더불어서 반드시 승소 판결을 받아내고 어르신들이 그동안 살아오셨던 험난한 인생에 자그마한 보상이라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