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동권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21년 1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아동기본법 제정을 위한 실무위원회에 참가했으며 지난 3일(수) 오전 10시 20분 여의도 국회 소통관 및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강훈식 의원, 아동 대표단과 함께 ‘아동기본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에 발의하는 아동기본법은 기존의 아동복지법상 아동정책 기본계획에 빠진 장애아동, 이주배경아동, 난민아동 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을 추가해 포용적인 아동정책이 마련토록 했다. 또한 아동정책조정위원회에 아동 대표를 포함하고, 아동의 삶에 있어 지원이 필요한 정부 부처와 기관을 포함함으로써 정부의 아동정책 수립, 조정, 이행, 감독 및 평가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더불어 국가인권위원회와 각 지방단체에 아동권리옹호관을 설치함으로써 아동권리 구제 기능과 아동의 접근성 역시 강화토록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1994년에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후 한국과 유사하게 아동 복지와 보호 등에 관한 개별 법률만 마련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아동기본법’과 ‘아동가정청 설치법’을 제정했으며, 올 4월 아동가정청 설치법에 근거해 아동가정청이 출범했다. 아동가정청은 아동관련 행정 사무를 일원화하고 아동 관련 정책 전반에 권한을 가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며 "그동안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은 아동가정청 설치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아동 대상의 국가차원 설문조사 실시하고 정책입안자 모두와 아동이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아동가정청이 새로운 국가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정책 수립·시행 전반에 아동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옹호활동을 지속했다"고 했다.
한국 역시 아동 권리에 기반한 아동기본법 제정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만 10세~18세 아동 및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 권리 현황 인식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식조사 결과, 우리나라가 아동·청소년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답한 아동(39.4%)은 1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잘 지켜지고 있다는 응답도 31.2%로 낮게 나타났으며, 참여권 보장(33.6%), 건강권(36.8%), 보호권(43.5%), 교육권(48.2%) 역시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설문에 응답한 전체 응답자의 94.3%가 아동·청소년을 위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아동기본법을 통해 아동의 권리가 온전하게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동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잘 반영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CEO 정태영 총장은 "아동∙청소년 권리 현황 인식조사 결과는 우리의 열악한 아동인권 현실이며, 아동을 중심에 둔 아동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부터 '아동기본법을 만드는 어른들을 위한 안내서' 사이트를 열고 아동이 말하는 대한민국 아동권리 현주소 및 아동이 바라는 아동기본법의 내용을 알려왔다. 아동의 목소리가 모인 아동기본법 제정은 실질적인 효력을 바탕으로 아동권리를 보장하며 우리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동기본법 제정 활동에 참여했던 한주원 양(14세, 부천중학교)은 “아동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권리의 주체다. 아동은 어떤 상황에서 태어나더라도 소외나 차별 없이 모두가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며, “아동의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자신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아동기본법이 반드시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장 미키코 오타니(Mikiko Otani)는 “아동의 목소리를 듣고 아동이 참여한 아동기본법이 발의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아동권리를 위한 법적인 틀을 강화하고자 한 시민사회의 훌륭한 계획으로 큰 획을 그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