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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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서병채 총장
나는 사역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다. 목회의 전문가는 아니다. 사역이란 말은 에베소서 4:11~12절에서 나오는 말로, 40대에 멜빈 목사님으로부터 평신도목회라는 사역을 전수받아 20여 년간 해왔다. 연구소로서 순수하게 교회들을 돕는 일이었다.

나는 학교에서도 계속 사역(ministry)을 강조하다 보니까 학생들이 “사역 이란 게 뭐지요?”라고 물어보곤 한다. 그때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나는 사역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또한 그것에 대해 나 자신이 질문을 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멜빈 목사님으로 넘겨받아 열심히 하기만 했다.

사역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할 때는 아무래도 직업과 비교해서 설명하면 쉬을 것 같다. 즉, 직업과 사역의 구분은 무엇인가? 이것이 바로 학생들 질문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다시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려 한다. 왜냐하면 신학생들이 졸업을 하게 되면 목회를 하든지, 사역을 하든지, 아니면 세상 지업으로 나가든지 거의 세 가지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사역이란 게 무엇인가? 나도 정확히는 뭔지 모르겠다. 그것에 관해 쓴 책도 없는 듯하다. 하지만 세속적인 직업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얘기해보겠다.

첫째, 사역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물론 사역을 통해 많은 부산물이 있게 되지만 제1차적인 목표는 돈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사역단체는 비영리단체, 비영리 사역이 되어야 한다. 물론 돈도 필요하지만(나도 이것은 잘 알고 있다.) 그 돈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들은 사역이 아닌 돈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그 사역은 곧 약해지고, 쇠퇴하고, 결국은 죽게 될 것이다. 주어진 사역 자체에 온전히 에너지와 시간을 바치면 돈은 따라온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역에 꼭 필요한, 또 살아나가기에 일용할 양식만을 주시기에 부자는 될 수가 없다(극히 내 개인적인 경험). 그분은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동안은 빵과 물은 공급해주신다.

둘째, 사역은 조직이나 기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 그 자체와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역과 사람이 1차이고, 그 외 다른 것은 2차적이다. 대부분의 세속적인 기관은 그것의 “목적”을 추구하기보다는 그것의 “생존”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사역은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이것은 그 조직 최고 지도자의 책임이며 임무이다. 그들은 그 기관의 목적에 집중해야 하고, 그러면 그 조직에 동참하고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조직의 생존을 생각하게 된다. 나도 지난 25년 동안 우리의 임무와 목적에 매우 집중했다. 그리고 우리 멤버들은 우리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또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이것이 좋은 시스템이라고 본다.

셋째, 사역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역의 강점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는데, 그만큼 자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들을 소홀히 여긴다면 사역이 장수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게 하면 하드웨어는 나중에 천천히 따라오게 된다. 물론 사역의 리더로서 하드웨어를 생각해야 하는데 소프트웨어 다음에 와야 하고, 또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봐야 한다. 충분한 소프트웨어가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하드웨어, 즉 사무실이나 건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게 되면서 그런 것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더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사역의 리더는 핵심 멤버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 즉, 1) 지도자는 그의 삶 전부를 사역에 바쳐야 한다. 2) 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위험감수를 택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3) 돈, 복지, 부자 등에 욕심내지 않는 단순한 생활 방식이어야 한다. 나는 “희생”이라는 라벨을 그들에게 붙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은 희생하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데에 챔피언이 되어야 한다.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