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최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하나님의 설계에 충실한 제자훈련을 위한 이중 귀 기울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 교수는 “제자훈련은 단지 성경과 교리의 지식 습득이 아니라 성경과 세상(요 3:16), 영성 형성과 삶의 형성 두 지평의 연결”이라며 “여기서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과 자연 만물을 모두 포함한다”고 했다.
이어 “제자훈련은 하나님과 인간, 성경과 세계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자훈련을 위해서는 존 스토트가 강조한 ‘이중 귀 기울임’은 그리스도인의 제자도에서 필수 불가결하다”며 “이중 귀 기울임은 하나님과 복음을 신실하고 효과적으로 세상과 연결하기 위해 성경과 인간과 세계의 현실을 이해하는 것과 관계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두 지평을 연결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신실함과 세상에 대한 민감성이 있어야 한다. 즉, 거짓된 적실성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해서도 안 되지만, 말씀에 대한 신실함이란 미명 아래 세상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며 “이 두 가지 의무 중 하나를 희생하면서 다른 하나를 성취하면 안 된다. 말씀에 대한 신실함과 세상에 대한 민감성을 조화시켜야 진정한 제자훈련이 가능하다. 제자 훈련은 세상 속에서 제자도의 삶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이중 귀 기울임은 한편의 귀로는 성경을 주의 깊게 경청하고, 동시에 다른 한편의 귀로는 세상의 습관과 문화적 어법을 주의 깊게 듣고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부르짖음과 한숨을 경청하는 것을 포함한다”며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이중 귀 기울임을 훈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그때’의 빛에 비추어 ‘지금’을 살아낼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비록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 제자훈련이 행해진다고 할지라도, 이 훈련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영혼의 활동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제자훈련의 사회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따라야 할 삶의 규범이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식별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은 단지 그리스도와 친밀한 개인적 관계를 다지는 일과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회 구조 속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관한 인식을 심화시키는 일과도 관계된다”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의 관계, 말씀과의 관계에서는 보수적이어야 하지만, 세상과의 관계에서는 진보적이어야 한다”며 “제자훈련은 개개인의 구원과 영적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도 포함해야 한다. 제자 훈련은 개인의 영적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성장과도 관계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이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독교 신앙과 교회의 울타리 너머에 있는 더 넓은 문화를 알아가며, 이 둘과 대화할 수 있는 자질을 길러야 한다”며 “이런 맥락에서도 성경뿐 아니라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와 비평과 공감도 요구된다”고 했다.
그는 “제자훈련이 성경과 교리에 대한 이론적 차원에만 머무르고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는 일에 실패할 때, 이러한 제자훈련은 일상 안에서 진정한 제자도의 삶을 실현해 낼 수 없다”며 “그리스도인은 성경의 언어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요 3:16), 즉 인간과 세계에 대한 언어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자훈련에서 이론과 실재의 균형은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제자훈련은 삶의 실재를 위한 것”이라며 “제자훈련도 삶의 실재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단지 교리와 성경 해석과 같은 이론적인 정확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제자훈련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것은 본질적인 내용인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 있는 실재에 관심을 돌려 단지 성경 텍스트에만 초점을 맞추는 우를 법할 수 있다”며 “이는 예수님의 살아있는 인격적 실재를 이론으로 대치하려는 위험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의 경험 세계가 아무리 서로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도 기독교 복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큰 그림, 즉 교회와 세상, 성경과 인간, 영혼과 몸, 신앙과 일상 등은 서로 의미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실재”라며 “성경은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 ‘함께 서 있다’(골 1:17)고 말한다. 그리스도 안에 함께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제자훈련이란 이 큰 그림을 붙드는 것이고, 그 구조 안에서 의미 있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