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 이하 기감) 선교국이 23일부터 서울 꽂재교회(담임 김성복 목사)에서 ‘다시 일어나, 선교와 부흥으로!’라는 주제로 ‘2023 감리교회 세계선교대회’를 오는 25일까지 개최한다.
선교대회 둘째 날인 24일 진행된 사역별 발제 시간에는 김종진 선교사(몽골)가 ‘현지교회개척’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선교는 여러 분야 중에서도 특별히 교회개척에서 큰 결실을 하고 있다. 88 서울올림픽 이후 확산된 한국 선교의 역사도 이제 30년이 넘어가고 있다”며 “교회를 개척하여 다양하게 사역을 발전시켜나가는 한국 선교사들 중에 현지인의 지도력을 배양하고 그들과 동역하고 그들에게 유무형의 선교자산을 위임하고 빌드업한 많은 모델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그는 “선교지에서 교회개척을 할 때 그 시작점에서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어야 여러 가지 문제들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이것이 분명치 않을 때 선교사의 지나친 보호나 주도성으로 인해서 오히려 현지인의 지도력이 자라지 못하고 의존적이고 수동적이 될 수 있다. 교회의 구조적인 건강한 상태는 현지인들에게 교회의 지도력과 모든 결정 과정을 이양하는 것이라는 전제를 선교사는 초기부터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출구를 위해 선교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교회를 영적인 면에서 지도하고, 말씀으로 가르치고 행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지도력을 양성해야 하는 신학교 및 교인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현지인에 의해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재정의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재정의 자립은 현지인이 헌금해야 실현할 수 있다. 재정의 자립이 없으면 선교지는 오랫동안 선교사 및 선교기관에게 의존된 형태의 교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헌금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선교사가 소속된 한국교회들이 선교를 위해서 선교지에 형성해 놓은 유무형의 재산들을 복음을 위한 목적으로 영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법적으로 보호하는 일을 해야 한다. 법인의 설립 및 행정조직을 통해 선교지 재산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현지인 지도자들의 리더쉽 양성을 위해 교인들에게 지도력을 발휘할 기회와 더불어 실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또한 교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현지인과 함께 의논하여 결정하고 시행하는 권한을 위임하고, 사역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역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선교사는 “‘교회를 개척하는 선교사의 최종의 꿈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현지 교회의 일꾼들이 자라나서 스스로 자립, 자전, 자치하는 교회가 되어서 복음의 빚을 갚고 선교의 재생산을 할 수 있는 것을 보고 기쁨으로 선교지를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넘치는 사랑보다는 조금 절제되고 기획된 사역을 통해서 이 일을 이루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배경식 선교사(탄자니아)가 ‘현지교회협력’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배 선교사는 “선교사와 사역지의 현장의 모습은 다양하기에 모든 선교지에 적용할 수 없다. 선교사와 현지 교회가 어떤 협력관계를 형성하는가에 따라 선교의 지속성과 안전성 그리고 자립에까지 이를 수 있는지 탄자니아 선교사로서 경험한 현지교회 협력 내용들을 사례로 살펴보고자 한다”며 “선교의 역사가 쌓이면서 선교사와 현지교회 사이에 어느 정도의 협력관계가 형성되어간다. 협력관계가 선교사 주도의 협력관계인지, 현지교회 주도의 협력관계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 선교사는 “사안에 따라 선교사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현지교회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가능하면 현지교회 주도의 선교협력관계로 이뤄진 사역이 많을수록 사역에 연속되고 안정적으로 진행된다. 궁극적으로는 현지교회 스스로 결정한 일에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현지교회가 스스로 결정한 사역이 만개한 꽃 같지는 않을지라도 꾸준하게 피었다가 지는 들의 꽃처럼 그 자리를 여전히 지켜가는 것을 보게 된다”고 했다.
이어 “선교사에게 있어 신실한 현지 목회자를 만나서 함께 사역하는 것은 큰 복 가운데 하나이다. 선교 사역에 목회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속성으로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목회적 소명이 있는 현지인을 교단의 교리와 장정에 따라 목회자가 되도록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 양성하고 교단의 목회자로 사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세워진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성도가 목회적 소명이 있다면 약 4~5년간의 훈련 과정을 통해 교단의 교리와 장정에 따라 진급과정을 거쳐 안수를 받은 목회자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자니아 마시이 지역에서 하는 모든 일은 마사이 공동체의 동의가 있어야 정부에서 일을 추진해서 할 수 있다. 선교사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교 협력을 해 나갈 때도 현지교회의 필요에 귀 기울이고 현지교회를 이해하는 후원교회의 동참이 필요하다. 선교사 주도로 현지 성도들의 의식 변화를 일으키고 현지인 주도로 교회의 일을 결정하게 하면 현지인들은 책임진다. 그래서 선교사의 교회가 아닌 마사이 교회, 자신들의 교회가 된다”고 했다.
끝으로 배 선교사는 “선교사는 소리가 있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 쓰임 받고 선교지에서 사라져야 한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는 이사야 40장 8절의 말씀과 같이 선교지에 남을 것은 하나님의 사람들일 뿐이다. 그래서 저는 마사이 광야에서 일정기간 쓰임 받다가 사라질 선교사로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김대균 선교사(인도)가 ‘신학교’, 강기종 선교사(스리랑카)가 ‘비즈니스’, 양대순 선교사(남아프리카 공화국)가 ‘한인교회’, 김교묵 선교사(태국) ‘교육’, 남창기 선교사(필리핀)가 ‘팀협력’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