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반도는 긴장의 파고가 높아져 있다. 러시아 푸틴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북‧중‧러가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5일부터 현재까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채널과 동·서해 군 통신선이 북한 측의 수신 거부로 연락이 두절이 된 상태라고 한다.
이와 관련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연락채널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의 개성공단 설비 무단 사용을 규탄한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남북 연락망이 불통인 상태에서 북한 당국은 지난 13일 오전 ICBM급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일본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홋카이도 주변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했고, 전국의 열차 운행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건적 군사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즉각 비판하면서 한·러 관계가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중국과 대만의 관계(양안관계, 兩岸關係)에 대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중국 정부가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한·중 관계도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의 우리 기업들의 물자를 임의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개성공단에 중국 기업을 유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한반도를 둘러싼 심상치 않은 주변 정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북한의 비핵화,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4년 전과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지난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가와 이어진 4.27남북정상판문점회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남북‧북미 간 활발한 대화가 이루어지면서 한반도에 훈풍이 불었다.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 이야기까지 나왔다.
특히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 때 남과 북은 당국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건립비용과 이후 운영비용 등 170억을 들여 개성공업지구 안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되면서 한반도는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2020년 6월 16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해버려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어 2020년 9월 22일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연평도 북방 NLL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체포돼 사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면서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은 높아졌다.
2022년 5월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 당국은 윤석열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수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의 수위를 높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남북 당국자 간 긴장과 대립이 격화되더라도 민간단체들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을 텐데 북한 당국은 여러 이유를 들어 대북 인도적 지원물품을 받지 않았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추진해 온 평양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2021년 11월 1,500여개 의료장비와 물품의 대북 반입을 승인했지만 북한 당국이 반입을 승인하지 않아 공사 재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핵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북한에 단돈 1원도 주지 말라고 했지만 통일부는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 3월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지원 물자 반출과 관련해 2억 4,000만 원 상당의 영양 물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남북‧북미 대화의 문을 여리고 장벽처럼 꼭꼭 잠그고 있고,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 등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성경적 가르침을 따라 증오와 반목을 부추기는 대신에 용서와 화해의 정신으로 칼을 쳐서 쟁기를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한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기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든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로운 한반도 나아가 평화 통일에 영향력을 끼칠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과도 우호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 모두 피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진보적인 기독교인들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주장한다고 해서 친북이니 종북이니 하며 비난해서는 안 된다. 진보적인 기독교인들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거나 반대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북통일의 방식에는 평화통일 또는 흡수통일을 가정해 볼 수 있다. 흡수통일은 북한 정권 내부적으로 스스로 붕괴하든지, 전쟁을 통한 방식이 있을 것이다. 북한 정권이 무너져 수백만 명이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내려온다고 가정했을 때, 전쟁이 일어나 수많은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는 통일이 된다면,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통일이 된다면 그것은 민족적 재앙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진보 정권인 문재인 정부에서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 그런데 6.25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교회 안에서 이런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외교문서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1992년 1월 22일 뉴욕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진행된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당시 김용순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아널드 캔터 미 국무부 정무차관에게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물론이고 ‘주한미군 용인’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2000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주한미군은 남북간의 전쟁 억지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필요한 존재이며 통일 후에까지 주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1992년에 방미한 김용순 동지를 통해서 미국 정부 측에 이런 뜻을 전달한 적이 있다. 다만, 우리 인민들은 갑자기 생각이 바뀌지 않으므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라는 발언 내용을 <월간조선> 2000년 8월호가 보도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2018년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받들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에 힘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발언했다는 내용을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정권의 지도자들의 과거 발언은 현재의 흐름에서 볼 때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곧 미군 철수를 불러오고 결국에는 남한도 북한에 의해 공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예측할 수 없는 남북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의 역학적 관계는 정부 당국에 맡기고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비상으로 기도해야 한다. 1911년 4월 11일 상해임시정부 임시헌장에 명시한 ‘자유’‧‘민주’‧‘평등’‧‘공화’라는 기독교 정신에 근거한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이 남북통일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도록 기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그리스도인들이 마음껏 예배하고 복음을 전하는 종교의 자유가 주어지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당국이 받든지 받지 않든지 간에 한국교회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또한 복음적 평화통일을 외쳐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는 ‘통일’이라는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유명한 진보 지식인 중에는 “앞으로는 통일을 말하지 않고 평화만 이야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화는 곧 통일로 향하는 과정이지 최종 목표는 아니다. 최종 목표는 우리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광복 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강조해야 한다.
지난 2015년 분단 70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수와 진보가 하나가 되어 1월 1일 임진각에서 2,000여 명의 지도자들이 모여 한국교회 평화통일 기도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명성교회에서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통일을 위한 월요기도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해 8월에는 서울 광장과 광화문에서 30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교회 평화통일 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복음적 평화통일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오는 7월 27일은 6.25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미동맹이 더욱 견고해지도록 성원하는 한편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에스겔 선지자에게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이라고 쓰여진 두 막대기를 들게 하시고 “네 손에서 하나가 되리라”고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면서 한국교회가 ‘자유’‧‘민주’‧‘평등’‧‘공화’ 정신에 기초한 복음적 평화통일 국가의 문을 여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가 기도하면 민족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신 하님께서 하나님의 때(카이로스)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남북통일의 문을 열어 주실 것이다.
#김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