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회장 유근재 교수)가 최근 인천 부평구 소재 주안장로교회(담임 주승중 목사) 부평성전에서 ‘제4차 로잔대회와 한국선교의 과제’라는 주제로 2023 제2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먼저, ‘2024년 로잔 4차 총회와 한국교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은수 교수(전주대 선교학)는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세계복음화로잔위원회’(The Lausanne Committee on World Evangelization: 약자 LCWE)가 처음 개최된 후, 1989년 2차 총회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고, 2010년 3차 총회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됐다”며 “그리고 로잔운동 50주년이 되는 2024년 대한민국 인천 송도컨벤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오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희년대회로 4차 총회가 개최된다”고 했다.
이어 “LCWE는 총회 때마다 선교문서를 채택해왔다. 1차 로잔대회(1974)는 세계복음화의 과제에 초점을 맞추고 ‘로잔언약’(The Lausanne Covenant: 약자 LC)을 채택했고, 2차 로잔총회(1989)는 세계복음화를 위한 300개 이상의 전략적 동반자 협력관계를 탄생시키며 ‘마닐라선언’(The Manila Manifesto: 약자 MM)을 선포했고, 3차 총회(2010)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과 화해하시는 하나님’(God in Christ, Reconciling the World to Himself)을 주제로 ‘케
이프타운 서약’(The Capetown Commitment: 약자 CTC)을 생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LCWE의 특징은 총회에서 논의된 주제들을 정리하여 위와 같은 문서를 생산하고 이 문서의 정신을 이어지는 총회에서 계승해온 것”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4차 총회의 주제를 알아보고, 이와 관련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살펴봄으로써 대회를 보다 알차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 22일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온오프라인으로 100여 명의 국내외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제4차 로잔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며 “한국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위지엠), 총무는 문대원 목사(대구 동신교회), 실행총무는 김홍주 목사(온누리교회)가 위촉되었다. 한국로잔 의장인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와 국제로잔 마이클 오 대표가 공동대회장이며, 로잔 협업콘텐츠 담당 글로벌부디렉터인 데이비드 베넷(David Bennett)이 2024 서울대회의 준비위원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훈 대회장은 이번 총회가 선언이 아닌 참여와 실천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로잔은 교권이 아닌 풀뿌리 선교운동이 되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1차에서 3차 총회까지 행동강령과 실천적 대안이 적절히 제시되어온 전통을 잘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왜곡된 복음은 로잔을 비롯한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라며 “물량주의와 개인이기주의는 사회적 역기능으로 작용하였고, 물질 만능의 기복주의 신앙으로 뒤섞인 혼탁한 복음이 교회 깊숙이 뿌리를 내림으로써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선교적 과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24년 서울대회는 1974년 첫 로잔대회의 희년대회로서 성경의 희년이 의미하는 대로 로잔의 정신을 회복하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며 “1974년 당시 대회장 빌리 그래함은 개회 강연에서 1910년 에든버러대회와의 관련성을 강조했다. 에든버러는 선교대회였으나 동시에 교회 일치운동의 출발점이다. 로잔운동은 일치와 협력을 추구하며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며 세계교회도 하나 되기를 힘쓰는데 같은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분명한 스캔들(scandal)이자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하고 실천하는 과제는 로잔의 모토에서 마지막 키워드인 ‘온 세상’(the world)과 관련된다”며 “CTC(케이프타운 서약)는 이 세상이 ‘다원주의’와 ‘세계화’로 인해 평화가 깨어지고 분열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다원주의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포스트모던의 다원주의는 절대 진리를 인정하지 않으며 ‘절대적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대적 진리’로 주장하는 모순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세상에서 복음의 증인이 되려면 말로만이 아니라 예수의 얼굴이 되는 삶의 행위가 있어야 한다. 즉 그리스도인은 삶 전체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통전적 선교’(holistic mission)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로잔운동과 세계기독교’라는 주제로 발제한 전사하 교수(감신대)는 “세계기독교가 로잔운동에 던지는 의미 첫째는 복음주의가 갖는 상대성”이라며 “기독교가 서유럽 부족 국가들에 중심을 두었을 때 그 기독교에서의 주요한 특징은 공동체의 결정과 이에 따른 집단적 회심이었다”고 했다.
전 교수는 “이는 세계기독교의 관점에서 로잔운동의 복음전도와 개인 영혼구원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상대화시킨다”며 “회심 이해에 있어서 영혼의 개별적 회심은 복음주의 기독교의 가장 특징적인 모습이며, 이것은 세계기독교의 역사에서 유럽 야만족 국가들의 집단적 개종과 회심이 시대적 상대성을 갖는 것처럼 동일하게 상대성을 갖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어 “둘째는 로잔운동에 대한 탈식민지적 도전”이라며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가 선교학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했던 것처럼 세계기독교는 이러한 서구 주체의 인식 프레임에서 벗어나 복음과 사회책임의 분열과 우선순위 논쟁이 불필요한 제3의 공간으로 우리를 초청한다”고 했다.
또 “셋째로 세계기독교는 새로운 선교학의 패러다임으로 로잔운동과의 관계에 새로운 정립을 요구한다”며 “영혼구원의 우선성의 근거로 삼는 성서의 절대적 권위에 대한 해석에 있어 세계기독교는 문자가 아니라 예수의 삶 그 자체의 ‘번역가능성’을 제시하기에 로잔운동에 더욱 급진적인 상황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사회참여에 대한 로잔운동의 관심은 세계기독교의 요청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넷째는 로잔운동 내에서 존재하는 다양성에 대한 물음”이라며 “무수한 번역의 가능성과 본래적 중심의 거부를 의미하는 것이 세계기독교에서 추구하는 다양성에 대한 개념이라 여겨진다. 이러한 다양성 문제를 로잔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세계기독교가 로잔에 던지는 큰 도전이 아닐 수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기독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계기독교는 과거의 다양한 신학적 사고와 단절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 새로운 도전 앞에 로잔운동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로잔운동이 세계기독교의 도전에 적절히 반응할 때, 21세기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여는 선교운동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