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 복지사회가 확대됨에 따라 정부정책으로 추진해온 노인, 장애인 등 도시철도무임운송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전국도시철도 운영자들은 재정적자 규모가 점점 증가하자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지원에 미온적으로 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차원에서는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다.
10일 오후 2시 신계륜(4선, 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하고 국민노동조합총연맹(전국도시철도협의회)이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관한 '지하철 무임운송제도 개선방안 정책토론회'가 교수, 서울시, 운영기관, 노동조합, 장애인단체, 노인단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주최를 한 신계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전국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이 재정적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면서 "17대 국회에서부터 무임수송손실비용 처리 법안 발의가 되고 논의가 됐지만 아직 중앙정부의 호응이 미흡하다, 이제 국회 차원이라도 논의가 아니라 실천에 옮길 때"라고 말했다.
발제를 한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손실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양한 재정분담 방안을 제시했다.
원 교수는 "도시철도 건설지원 비율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는 방식으로 지원한 방법이 있다"면서 "한국철도공사와 동일한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한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임손실에 대한 보전을 경영평가와 연계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이는 도시철도운영기관의 비효율성으로 인한 무임손실 보전에 대한 의구심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교수는 "지방공기업 부가가치 생산성과 연계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기관별 무임손실액의 일정부분을 부가가치 생산성 지표와 연계한다면 적자 공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이라는 비파적 소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애인·노인 무임운송은 정당…중앙정부 차원서 코레일처럼 지원 해야
토론자로 나선 채재선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위원장은 "동일한 무임수송에 대해 정부가 한국철도공사 등에 재정을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지하철이 광역화가 된 점을 비추어 볼 때 서울시 산하 양공사가 전액을 부담하고 있는 무임 손실금을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차장은 "지하철 장애인이동권 쟁취의 역사는 장애인 죽음의 행렬로 이어져 온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유엔 장애인인권 협약에 따른 장애인 권리비용을 적자손실로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백호 서울시 교통정책관은 "노인, 장애인 무임제도는 필요하지만 누가 부담할 것이냐가 문제"라면서 "동일한 노선인 1,3,4 호선에 어떤 열차(철도)는 지원하고, 어떤 열차(지하철)는 지원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정부가 일정부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수 대한노인회 선임이사는 "지하철 적자 요인이 노인 때문이라는 주장은 5060세대와 2040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과 진배없다"면서 "2040세대들이 지난 대선 후 노인들이 표를 주어 여당후보가 당선됐다면서 노인무임 반대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일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서울도시철도공사 고객서비스본부장은 "도시철도 운행 적자문제를 해소할 여러 방안 중에 노인 무인손실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지원 없이 공사가 공익성과 수익성을 해결하기가 벅찬 현실"이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 발언을 한 조동희 국민노총사무처장은 "17대 국회인 2005년 이호응 국회의원이 첫 무임손실 문제에 대해 발의를 해 현재에 이르렀다"면서 "정부 측에서 토론 패널로 나오기로 했는데 나오지 않았다. 정부가 이 문제를 언제까지 숨기면서 방치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홍창의 관동대 교수의 시회로 진행한 토론회는 당초 패널로 나오기로 했던 복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측 관계자는 불참했다.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한 박영선(국회법사위원장) 민주당 의원은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지하철 현장도 열악하고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 많다. 항상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생각하면 보이지 않는 소망이 언젠가는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동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울시 부채도 있지만 지하철공사 부채가 심하다"면서 "시민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서울시도 감당할 만큼 감당을 하고, 서울메트로도 자구노력을 통한 감당할 만큼 감당을 하면서 정부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원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수 국민노총위원장은 "74년 1호선은 정부가 준비되지 않는 지하철을 개통했다"면서 "이로 인해 지금까지 엄청난 건설부채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5%에 미치지 못한 운임비용을 가지고 45%가 자동 적자가 되는 구조에서 지하철은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전국 도시철도는 해마다 6741억의 적자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적자이기 때문에 정부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통합당 원내 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전병헌, 김동철, 우윤근 의원이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 기동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장정우 서울메트로사장과 이무영 서울메트로 지원관리본부장, 김성호 서울도시철도공사 고객서비스본부장 등 도시철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