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내가 발견하기로 Daily Bread(오늘의 양식)는 목회자, 신학자들이 주로 쓰는 것 같다. 그러니 내용이 조금 딱딱하고 좀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내용들이 많다. 그러나 반면에 Upper-room(다락방)은 전 세계적으로 살고 있는 거의 순수한 평신도들이 쓰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그들의 힘들고 어려웠던 경험들이 많이 적혀 있다. 이런 이유는 Daily Bread는 라디오 방송으로 먼저 시작 뒨 사역이기에 그런 것 같고, Upper-room은 손 편지를 써서 보내는 식으로 출발하였기 때문이라고도 보여진다.
어쨌든 나는 한국에서, 인도 나가랜드에서, 그리고 지금도 여기서 즐겨보곤 하는데, 두 가지에 확연히 차이나는 것이 있다. 둘 다 글 쓴 사람의 이름은 글의 끝에 공히 들어있다. 그런데 Upper-room에는 저자 이름 옆에 살고 있는 지역을(괄호 안에) 넣는다. 예를들어, James Matthew(Virginia, USA)라고 쓰여져서, 어디 사는 누구가 썼는지를 우리가 알게 된다. 그런데 Daily Bread는 저자만 적혀 있고 지역 이름은 없어 어디 사는 사람인지 모른다. 물론 Daily Bread(오늘의 양식)는 위에서 애기한대로 신학자, 목회 전문가들이 주로 쓰는 것이기에 그런가 싶기도 하다. 나의 경우는 저자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게 되니, 그것을 읽기에 더 선호하는 편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고, 어디에 사는 사람인지를 알게 하는가 아닌가는 출판사의 결정권이다.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했던 본사(미국)들의 사려 깊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1에서 10까지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너무 모르면 궁금증을 자아낸다. 결국 어느 ‘매일 양식’을 선택하는가는 우리 독자들의 몫이다. 우리 자신들에게 더 은혜가 되는 것을 선택하면 그것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이다. 이것을 보면서 나도 학교에서 여러 학생들을 보면서 그들의 배경이 궁금할 때도 가끔 있긴 하다. 케냐는 48개의 부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라고 하는데 우리 학생들은 대개 루오족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도 부족들끼리 경쟁이 있는 듯하다. 우리 부총장이 루오족 출신이니 그 부족들의 학생들과 교수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나는 외국인이니 모든 학생들을 공평하게 대하려 한다. 그래서 어느 부족 출신인지 구태여 알 필요가 없다.
어쩌면 미국에서 발행한 Daily Bread(오늘의 양식)도 그런 뜻에서 출신지나 사는 곳을 굳이 밝히지 않는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왠고하니 지역을 알게 되면 거기에 따른 선입견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도 그런 측면에서 자동차 번호판도 지역 구분을 없앤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방에 대해 얼마만큼 알아야 하는지는 늘 이슈거리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지나치게 사생활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은 안 좋은 것 같다. 우리 학생들도 사생활은 정말 다양하다. 물론 어렵고 가난한 나라이니 그런 것이 더 심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전반적인 추세인 것 같다. 우리 스스로의 훈련을 통해 그런 것들을 뛰어넘어 상대방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