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받아라. 이것은 내 몸이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그리스도인들이 생명력을 상실하고 병들어 물질만능주의, 성공주의에 매몰되어 가고 있습니다. 성만찬이 상실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떡과 잔이 되십니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님은 빵을 들어 떼어서 그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받아라. 이것은 내 몸이다.”(마14:22) 또 잔을 들어서 그들에게 주시니 모두가 그 잔을 마셨습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이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포기하시고 떡과 잔이 되셨습니다. 떡과 잔은 생명이 없는 음식물. 음식물은 자기주장을 할 수 없고, 그것을 먹고 마시는 인간을 위해 존재할 뿐입니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식품으로 음료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십니다.

하나님 나라를 전하시던 모든 활동을 이제 멈추시었습니다. 조용히 고난으로 들어갈 것을 결정하시는 순간입니다. 예수님은 자기 포기와 물러섬을 통해 새로운 창조를 시작하셨습니다. 정말로 예수님은 만찬을 마치신 후 기도에 의지하여 고통의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셨습니다. 떡과 잔으로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느끼게 되니 감격과 또 부끄러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바르게 길을 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처럼 자신을 비우고 걷겠습니다. 너무나 그리운 예수님은 오늘도, 구원의 은혜에 감격하며 자기를 떡과 잔으로 내어주고 섬김의 삶을 살아가는 당신의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주 앞에 성찬 받기 위하여 이 죄인 감히 나아옵니다.”

예수님은 떡과 잔을 주시면서 예수님이 살과 피로 세우신 언약에 저를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의 피를 통해 죄를 용서받아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깨졌던 관계를 회복시키십니다. 새로운 길을 열어주옵소서. 배신을 이겨낼 온유의 힘을 기르게 하옵소서.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분노로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펼치는 일에 실패하지 않게 하옵소서. 온유한 사랑으로 단단히 무장하게 하옵소서. 성만찬의 은총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을 가슴으로 받아들입니다. 저 자신을 떡과 잔에 일치시킴으로 평화의 길을 열어주신 예수님을 순간마다 만나게 하옵소서. 또 하나의 떡과 잔이 되어서 이 땅 위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27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연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