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십자가의 놀라운 신비입니다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희생이 훌륭하다 해도 어떻게 십자가까지 지실 수 있습니까? 네 뺨을 치는 사람에게는 다른 쪽 뺨도 돌려대고, 네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는 속옷도 거절하지 말아라. 구하는 자에게 주고 가져가는 자에게 다시 달라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이 말씀을 그대로 지키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시는 순간에도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는 자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패배나 실패가 아닙니다. “십자가의 말씀이 멸망할 자들에게는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는 사람인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고전1:18) 십자가가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 십자가의 놀라운 신비입니다.

하나님은 더없이 높으신 분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십니다. 우리를 자녀로 삼으신 하나님께서 자비로우신 분이니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사랑의 가장 근본적인 기초입니다. 원래 하나님과 원수가 된 우리 아닙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원수까지 사랑하는 사랑으로 우리를 받아주시고 구원해 주셨습니다. 원수까지 사랑하는 사랑이 없었다면 우리는 구원받은 백성이 될 수 없었습니다. “널 미워 해치는 원수라도 언제나 너그럽게 사랑하라. 널 핍박하는 자 위해서도 신실한 맘으로 복을 빌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누구라도 원수라고 미워하지 않게 하옵소서.

아무리 미워도 내가 심판할 수 없습니다. 원수를 갚는 것은 하나님께 속한 일입니다. 우리가 할 일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하옵소서. 우리도 하나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는 사랑으로 용서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일만 달란트를 탕감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일백 데나리온 빚진 원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사랑을 원수를 사랑하는 데서부터 출발하게 하옵소서. 어렵고 미련하고 어리석게 보입니다. 정말 어리석고 미련하게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고 지키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지키는 것을 거룩한 어리석음이라 합니다. 이 아름다운 전통을 우리도 주욱 이어받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18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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