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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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채 총장
하버드 대학의 바바라 켈러먼(Barbara Kellerman) 교수는 안 좋은 리더십에 대해 얘기하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그런데 좀 특이한 부분은 안 좋은 리더가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한 가지 단면만 가지고 그 리더를 평가절하 하기보다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상목회에서도 과거의 안 좋은 경험(grey areas, dark areas), 또 감추고 싶은 것들이 인간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겠다.

사실 우리 주위에도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기회가 있어서 일대일로 자세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목회자라든지, 목회하면서 성도들께 받은 상처가 깊어서 좀 거칠게 된 경우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말했듯이 교육을 통해 지도자는 바꾸어질 수 있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희망을 걸어본다.

우리는 리더라고 하면 모든 것을 잘해야 하고,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들 기대도 한다. 그러나 종종 리더의 행동과 추진하는 것이 상대방이나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정말 무의식중에 행해 질 수도 있다. 나 역시 이 측면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늘 생각은 하지만, 결국 조금 지나고 보면 내가 잘못 처신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직책이 높으면 더 높을수록 이런 위험은 더 안고 살아가는 듯하다. 결국 이런 처신은 너무 신중할 필요는 없지만, 부주의 하거나 소홀히 하는 것에 기인되기도 한다. 이것이 자칫 큰 실수가 되면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는 결과가 되기도 할 것이다.

리더란 특별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어울릴 수밖에 없고, 따르는 자들에게 올바른 진행과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리더는 마치 다른 동물들과 같이 하고 있는 일이나 사역에 대해 강한 면을 보이면서,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강한 남성 상을 가지려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 세상에는 좋은 리더 좋은 추종자로 말미암아 좋은 일을 하기도 하지만, 안 좋은 리더 안 좋은 추종자에 의해 안 좋은 일이 행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떤 리더가 안 좋은 것인가? 쉬운 예로 말을 함부로 막하는 경우, 무엇이든지 항상 이겨야 하는 경우, 또는 특별한 성격으로 주위나 추종자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 등등이다. 너무 개인적인 필요를 채우는 쪽으로 가는 리더도 있고, 그룹의 필요라고 하면서 개개인을 희생시키는 리더도 있기는 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사역이나 주어진 목표에 비효율적이 돼버리기도 한다. 또한, 윤리적인 측면을 소홀히 여기는 리더도 있다.

켈러먼 교수는 안 좋은 리더십의 유형 7가지를 얘기했는데, 유익이 될 것 같아 여기에 실어본다. (Bad Leadership by Dr. Barbara Kellerman, 69-84페이지)

첫째는 무능한 리더(Incompetent). 이것은 일 처리나 추진에 있어서 서툴러서 주위 사람들의 빈축을 사는 경우이다. 어떤 동기부여로, 어떤 경로로든지 리더가 되긴 했는데,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기에는 좀 부족한 경우인데, 이것은 리더 자신이 해결해야 될 문제이다. 나도 연구소 사역을 시작한지 6년 될 때쯤에 이것에 대한 도전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자료를 다 사용했고, 우리 스태프들은 성장해서 나만큼 되었으니, 나의 역할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 같았다. 어쩌면 무능한 리더처럼 보일 수도 있는 단계였다.

둘째는 엄격한 리더(Rigid). 이것은 융통성이 없이 엄격하기만 한 경우이다. 어쩌면 원리 원칙 자처럼 보여서 좋기도 하지만, 그것만 너무 두드러지면 사역의 걸림돌이 되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무절제한 리더(Intemperate). 이것은 절제력이 없고 모든 것을 너무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동기부여, 어쩌면 tv 광고를 보든가, 또는 동료의 말에 바로 마음이 동요되는 경우이겠다. 너무 귀가 얇다고나 할까. 이것은 작은 일에는 괜찮지만, 사역이 커지고 복잡한 경우에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냉담한 리더(Callous). 이것은 거의 무감각에 가까운, 차가운 스타일의 리더일 것이다. 신중한 것은 좋지만, 인간미가 너무 없으면 사람들이 동역하기가 힘들다. 사려 깊은 것은 좋지만 냉담하기까지는 할 필요가 있을까? 동역하는 주위 멤버들 중에는 리더의 따뜻함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부패한 리더(Corrupt). 이것은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돈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는데, 뇌물을 받는다든지 하면서 타락된 모습이겠다. 또한, 권력 있고 힘 있는 사람에게는 너무 지나치게 친근함을 보여서 동료들로부터 리더의 결격사유가 된다고 보이는 경우이겠다. 너무 종종 권모술수를 쓰는 경우도 될 것인데, 정치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발견되는 경우이겠다.

편협한 리더(Insular). 이것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말하는데, 지나치게 어떤 논리나 이론, 또는 사역적인 측면에서 본인 것 외에는 다 무시하든지 하는 경우이겠다. 마치 어떤 이론에 사로잡혀있는 사람처럼 보여지기도 하겠다. 나의 친척 중에도, “그 사람은 자신의 도그마가 너무 강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라고 봐진다.

악한 리더(Evil). 이것은 사악한 경우이겠는데 종종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좀 지나칠 정도로 악하게 지도하고 이끌고 가는 리더이겠다.

위의 7가지 유형들을 보면서 나 자신을 잠시 생각해보았다. 우선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또한, 중요한 만큼 위험요소도 늘 있게 마련이다. 나는 위의 7가지 중에 둘째가 마음에 좀 걸렸다. 어떤 때는 “내가 너무 엄격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곤 했다. 지나고 보면 “살짝 상처를 주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위의 7가지는 종종 상기해볼 체크리스트라고 봐진다.

#서병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