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의사가 튀르키 대지진 현장에서 뇌출혈 증세에도 불구하고 이재민 진료봉사활동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 의사는 귀국 후 뇌수술을 받았고, 조만간 진료현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 주인공은 지난 2월 17일부터 24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안타키아 등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긴급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던 온종합병원 호흡기알레르기센터 오무영 센터장(소아청소년과전문의)이다. 그동안 당사자의 요청으로 비밀에 붙여오다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 녹화 촬영 도중 함께 갔던 동료의사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온그룹의 의료전문채널 ONN닥터TV는 지난 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ONN닥터TV 스튜디오에서 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던 ‘그린닥터스 튀르키예 지진봉사단’을 초청해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온종합병원 성형센터 김석권 센터장의 말에 따르면, 오 센터장의 뇌출혈 증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를 위해 현지 튀르키예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고 했으나, 입원치료를 포기하고 7박8일의 본래의 일정대로 봉사활동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린닥터스재단 정근 이사장은 “평소 봉사정신이 투철한 오무영 센터장은 아픈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끝날 즈음 이를 안 15명 대원 모두 남은 일정 내내 가슴 졸이면서 이재민들을 돌봤다”면서 “경각에 처한 자신의 목숨을 돌보기보다는 지진 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먼저 챙기려는 오 센터장의 따뜻한 마음은 국적이나 종교 등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무영 센터장은 1953년 2월에 태어났으며, 황해도 출신의 월남가족이다. 그의 부모는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북한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향해 안전을 찾아야 했다. 이후, 오 센터장은 부산백병원 교수로 일하던 2003년에 정근안과병원 정근 원장이 설립한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재단에 합류하여 국경과 민족을 초월한 인류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오 센터장은 북한 개성공단 내 그린닥터스 운영 개성병원에서 8년간 진료봉사를 실시하였으며, 해외에서도 그린닥터스의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지난해에는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 전쟁난민캠프 봉사를 비롯해 다른 재난현장에서 긴급 진료활동을 수행하였다. 그는 이번 그린닥터스의 튀르키예 지진 봉사단에 참여하여 우리나라의 자유를 지키려고 피 흘린 튀르키예에 대한 감사와 함께 보은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