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 예수님을 위협하는 자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한숨을 쉴 때가 많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자신을 다독이면서 열심히 살게 하셨습니다. 풍파 없이 살게 하여 주옵소서.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한숨 쉬는 것조차 힘들게 하는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 세상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일어납니다. “이 세상에 근심된 일이 많고 참 평안을 몰랐구나.” 우리 욕심과 이기심 때문에 갈등하고 다투는 데서 생겨납니다. 너무도 가혹하고 처절한 모습입니다.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 오죽하면 산모와 신생아가 마구간밖에는 갈 곳이 없었습니까? 태어난 신생아는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이십니다. 세상 모두가 찾아와 경배를 드리며 기뻐해야 합니다. 그런데 찾아와서 경배를 드린 사람은 고작 목자들 몇 명과 외국인이었습니다.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말구유에 태어난 것만 해도 안타까운 일인데 아기 예수님은 바로 생명의 위협을 받습니다. “헤롯이 아기를 찾아서 죽이려고 하니, 일어나서,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라.”(마2:13) 자기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헤롯의 욕망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도 제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욕심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위협하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비와 긍휼을 베푸시고 은총을 내리십니다. 우리를 당신의 백성으로 삼아 주셨습니다. 우리의 아픔을 함께 겪으시고 고통에서 구원하십니다. 한숨조차 쉬기 힘들고 괴로운 순간에도 함께 하셔서 우리를 품으십니다.

향기로운 봄철도 감사하고 외로운 가을날도 감사합니다. 응답하신 기도도 감사하지만 보류하신 것도 감사합니다. 아픔도 기쁨과 함께 감사하고 절망 중에도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미꽃도 감사하지만, 장미 가시도 감사합니다. 기쁨뿐 아니라 슬픔도 감사합니다. 예수님이 다시 돌아오신 곳은 고향 베들레헴이 아니라 갈릴리였습니다. 요셉은 베들레헴으로 가기를 두려워하여 갈릴리 지방 나사렛 동네로 가서 살았습니다. 갈릴리라고 해서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갈릴리에서도 한숨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사셨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한숨 거리가 끊이지 않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입어 평화와 기쁨이 넘치게 하여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86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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