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침묵을 배우게 하옵소서.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함부로 비판하던 것을 이제는 멈추게 하옵소서. 말 한마디 신중하게 진실하고 유익한 말만 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자기를 부인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충동적으로 말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와 제자들 모두가 연약한지 알고 계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밤에 너희는 모두 나를 버릴 것이다.”(마26:31) 베드로가 다른 사람은 다 예수를 버린다고 하더라도 자기는 그러지 않겠다고 할 때 베드로에게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부인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주님과 함께 죽더라도, 절대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날 밤 베드로는 세 번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못나고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버리지 않고 부인하지 않겠다고 한 말은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죽음을 각오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의 약속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버리지 않고 부인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약속이 마음만 앞서고 감정으로 하는 것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예수의 말씀을 그저 마음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게 하옵소서.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겠다는 마음만 앞서지 않고 십자가의 고난에 함께 하는 믿음의 자세가 있게 하옵소서.
베드로는 비록 모든 사람이 다 주님을 버릴지라도, 나는 절대로 버리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자기를 특별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교만한 모습이 그를 실패하게 만들었습니다. 베드로는 경고의 말씀을 들었지만 자기 생각만 앞세웠습니다. 들어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주 십자가 못 박힘은 속죄함 아닌가. 그 긍휼함과 큰 은혜 말할 수 없도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결심이 있지만, 마음만 앞서고 감정으로 그치게 될까 조심스럽습니다. 제가 얼마나 어리석고 연약한지 깨닫게 하옵소서. 정말 예수님을 버리지 않고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약속과 다짐과 결심이 행함과 진실함으로 이어지도록 힘을 주옵소서. 베드로처럼 되지 않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51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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