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맡겨주신 화해의 직분을 우리에게 주신 귀한 사명임을 고백하며, 남과 북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선한 십자가의 행진을 해왔다.
2013년 5월 3일 오후 5시 30분, 마무리 협상을 위해 남아있던 마지막 7인이 귀환함으로써 이제 개성공단은 잠정적이고 실질적인 폐쇄상태에 돌입하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우선 3천억을 투입해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손실을 보전할 것이라고 하지만, 개성공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평화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개성공단은 단지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북한의 임노동을 만나서 이윤을 내고, 그 이윤을 남과 북의 합의에 따라 적정하게 분배하는, 경제적이기만 한 공단이 아니다. 개성공단은 지형 상 남한이 취약한 서부전선에서 전진배치되어 있던 북한의 정예 군사력을 공단 후방으로 물린 안전공단이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여망이 응축되어 있는 평화공단이며, 그 존재 자체로 한반도 내에서 작은 통일을 상징적으로 이루어 온 통일공단인 것이다.
한국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의 평화, 한민족의 통일이라고 하는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보전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치이고, 본질적으로 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본성에 잇닿아 있는 가치이다. 성서가 증언하는 하나님은 안전을 지키시고, 전쟁을 멈추시며, 평화를 주시고, 갈라진 것을 하나로 만드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우리가 고백하고 증언하는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양심에 근거하여,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가 하나님의 뜻임을 선포한다. 더불어, 하나님의 가치를 경제논리로 포장된 맘몬의 가치로 대체하고, 하나님이 선하다고 하신 평화와 통일을 정면으로 저해하는 개성공단 잠정 폐쇄 조치에 이르게 된 데 대하여, 남과 북의 정부에 공히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더욱이 오는 7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60주년을 빌미로 '한미 원자력 협정,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등의 안보의제를 통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더욱더 기름을 끼얹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군사연합훈련이나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등 한미동맹을 통한 안보 강화의 논의가 아니라 진정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위해 남북간,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의 장이 마련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군비축소 등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실제적 합의가 논의되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우리는 남과 북의 정부가 하루 속히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한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여, 개성공단을 어느 한 정권의 치적이나, 남한 내 일부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책이 아닌, 전 민족적 염원이 담긴 높은 가치를 상징적으로 구현하고 있고, 이를 한반도 전역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통일의 교두보로 기능하고 있음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며,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서 역진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하여, 향후 전개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안전판을 마련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본 교단에 속한 소속한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들과 함께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늘 깨어 기도하고 평화의 일꾼으로 행동해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