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17일 오후 경기도 과천 소재 과천소망교회(담임 장현승 목사)에서 ‘팀 켈러의 유신진화론 비판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제41회 영성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1부 경건회는 오성종 박사(본원 교무부장, 前 칼빈대신대원장)의 인도로, △‘국가를 위하여’ 육호기 목사(GMS원로선교사) △‘교회를 위하여’ 예현숙 박사(기독교학술원연구원) △‘북한 구원과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하여’ 정길순 목사(수사, 주영광교회 담임)의 각각의 기도, 김종걸 목사(침신대 교수)의 설교, 합심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창조의 하나님’(창 1: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종걸 목사는 “오늘날 기독교에서 창조신앙은 매우 중요하다. 진화론과 유신진화론 그리고 많은 사상들이 기독교적 창조를 공격하고 있지만 창조신앙을 지켜야 한다”며 “창조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먼저, 어느 누구도 어떤 것도 하나님처럼 무에서 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며, 둘째로 우주만물은 우연히 또는 저절로 생겨날 수 없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사실이고, 셋째로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진화를 입증할 중간단계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넷째로 모든 생명체는 설계되었고, 마지막 다섯째로 지구는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 최적의 환경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선포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며 “오늘날 창조신앙을 적용해서 살아가는 어떤 부분도 쉬운 것이 없다. 나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고 창조질서를 지키며, 내가 먼저 예수님을 따르는 모범이 되어 삶으로 창조신앙을 보여주는 일은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진 2부 발표회에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명예교수)는 “켈러의 입장은 유신진화론을 수용하면서 신앙과 과학을 조화하려는 시도”라며 “켈러는 창세기 1장과 2장을 역사적 사건이 아닌 비유, 풍유, 시, 문학으로 본다”고 했다.
김 박사는 “과학과 신앙은 전혀 조화될 수 없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신비스러운 창조 질서에 대한 학문적 성찰의 노력은 해야 한다”며 “이 노력은 과학을 자신의 올바른 보조적 역할에 종속시켜 하나님 말씀의 권위 아래 둠으로써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발표 순서에서 먼저 ‘팀켈러의 창세기 해석’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병훈 교수(합신대)는 “복음주의적 진영 안에서 정통 교리를 지키는 기독교 변증가로서 켈러가 차지하는 위치는 특별하다. 켈러는 미국장로교회(PCA: the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ia) 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그 교단에 속한 목사인 만큼 그의 신학은 개혁신학의 전통 안에 있다고 평가된다”며 “이러한 평가는 켈러가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the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D.Min)를 받은 후 동일학교에서 실천신학 교수를 역임했다는 사실에서 별 다른 이의 없이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점은 켈러가 전통적이며 역사적인 개혁신학을 충실히 따르기보다는 현대적 적용을 위한 수정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창조와 진화의 관계에 대한 켈러의 견해와 이에 대한 비평은 켈러의 새로운 사고방식과 관련해 다루어져야 할 주제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그 까닭은 켈러의 주장이 다소 유신진화론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관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켈러는 충분한 고려를 제시하지 않은 채 창세기 첫 두 장을 유신진화론에 잘 어울리게 재해석한 것을 제시한다”며 “그것의 명분은 생물학적 과정인 진화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확증된 이론인 듯이 교회가 받아들여야 할 것임을 주장한다. 이렇게 하여 갈등의 관계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켈러의 처방”이라고 했다.
그리고 “진화를 인정했을 때 따라오는 성경 해석의 문제, 특별히 창세기 1, 2장을 재해석 하라는 요구는 3장의 타락 사건과 이후에 이어지는 원죄 그리고 그리스도의 대리속죄 교리에 대하여 계속적인 수정이 요구될 것”이라며 “켈러는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루이스 벌코프(Louis Berkhof, 1873~1957 미국 개혁신학자, 칼빈신학교 교수)는 그의 「조직신학」의 창조론을 마무리하면서 ‘유신진화론은 성경에 비추어 볼 때 받아들일 수 없다’고 올바른 결론을 내린다”고 했다.
두 번째로 ‘밴 랄트(Van Raalte)의 비판’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최태연 교수(백석대)는 “밴 랄트가 지적한 것처럼 팀 켈러의 창세기 해석은 이미 진화가 역사적 사실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기독교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성경을 해석한 결과라고 판단된다”며 “이에 앞서 팀 켈러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그가 진화론을 역사적 사실과 진리로 전제한 데 있다”고 했다.
이어 “다윈의 진화론은 아마도 지구에 살았던 모든 유기체는 처음으로 생명력을 가지게 된 어떤 하나의 원시 형태로부터 유래된 것이 아닐까 하는 아직 증명되지 않은 추론에서 시작하여 아직도 많은 미해결의 문제와 맞닥뜨리는 이론”이라며 “최초의 생명체의 일회적 탄생과 그로부터의 연속되어 모든 생명체가 변이되었다는 가설을 크리스천 목회자나 평신도가 무조건 사실로 인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 점에서 팀 켈러가 진화의 생물학적 과정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코스너(Lita Cosner)의 비판’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윤태 교수(백석대)는 “먼저, 과학의 빛에서 성경을 해석하지 말고 성경의 빛에서 과학을 해석해야 한다”며 “그의 변증적 노력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 할 것이다. 후기기독교시대에 걸맞게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과 신학을 현대 지성인들의 수준에 맞추어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 또한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켈러의 유신진화론은 한 마디로 과학적 신학 또는 합리적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신학이 현대 과학에 맞도록 현대 지성인들의 이성에 맞도록 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는 방법에 있어서 과학을 먼저 앞에 두고 거기에 맞추어 신학과 신앙을 조화시키려는 시도는 신학·신앙적으로 건전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학은 성경이 말하는 영이신 하나님을 입증할 수 없으며 과학은 성경이 말하는 천상적이고 영적이고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며 “과학은 성경의 핵심 주제인 예수 그리스도의 신적이고 영적이고 영원한 생명을 설명해 줄 수도 우리에게 이에 대한 믿음을 일으킬 수도 없으며, 신자들의 이에 대한 믿음을 설명해 줄 수도 없다. 그러나 신학과 신앙은 성경의 빛에서 보이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한다”고 했다.
또 “진화론과 과학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면서 “켈러는 진화론과 과학을 혼동하고 있는 듯하다. 진화론은 철학적 가정에 따른 일부 과학자들이 신봉하는 이론이지 그것이 곧 모든 과학자들에 의해 도무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과학적 사실은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성경과 과학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설명할 때, 과학의 빛에서 성경을 조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빛에서 과학을 조화시키야 한다는 것”이라며 “앎이 믿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앎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발표회는 허정윤 박사(알파오메가창조론 연구소장)의 논평, 권수경 박사(고신대석좌교수)의 토론, 박봉규 목사(기독교학술원 사무총장)의 광고, 장현승 목사(과천소망교회)의 축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