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를 포함해서 아프리카에 대학을 세워서 “대학(University) 인가” 및 “학위 인준” 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학 “인가비”와 학위 “인준비”를 두 번 별도로 내야 할 것이라고 나 혼자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상당히 당황한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케냐인들이나 아프리카인들끼리만으로는 대학을 세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것이라 재삼 느끼고 있다. 결국, 외부에서의 도움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건축비도 많이 들지만, 인가비용을 두 번 정부에 내야 하는 것도 현지인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대학 설립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케냐는 가난한 나라이니 좀 싸고, 진행도 수월하겠지 라고 예상한 것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더구나 우리 멜빈대학교는 호바 베이(Homa Bay County, 한국의 군 단위)라는 곳에 있는데, 케냐 정부의 교육부는 수도 나이로비에 있지만, 교육청이 각 군마다 있어서 거기의 직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계속적으로 잘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니 귀찮을 정도이다.
어쨌든 케냐 정부의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따라 한 결과 5개의 학위과정(4년제 B.A)을 인준해주었다. 물론 인준비를 냈더니 신속하게 결정해주었다. 그러기 전까지는 시간을 오래 끌면서 우리를 힘들게 했다.
신학과(Theology)는 멜빈대학교의 설립 초기부터 시작된 과목으로 현직 목회자들과 젊은 목회 후보생들을 위한 4년제이다. 케냐의 교회들은 목회자들의 신학교육 부분이 약한 편이어서, 심지어는 한국에서 이단이라고 하는 기관들까지 들어와서 판을 치고, 또 그런 교회들은 돈이 있으니 그것으로 현혹되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또 교회에 가면 먹을 것, 입을 것, 용돈까지 주니 안갈 수밖에 없는 가난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케냐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건전한 정규 신학대학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 일익을 감당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교육학과(Education)는 현지 학생들의 요청으로 졸업 후 교사자격증(임용고사를 거쳐)을 받아 초·중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정부에서도 받아들여 이번에 인준이 된 4년제 정규과정이다. 젊은이들이 일거리가 없으니 수십 명, 수백 명이 방치된 상태로 나날이 시간만 보내고들 있다. 이곳에서도 역시 제일 좋은 직업은 교사, 공무원, 직업군인이다. 우리 멜빈대학이 젊은이들의 앞날에 초·중·고 교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상담심리학과(Counseling Psychology)는 지난 학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이번에 인준이 된 4년제 정규과정이다. 상담은 어느 나라이고 인기 있는 주제이다. 대학교에서 상담학과가 인기 있고, 소위 일류 TV 강사들도 이 분야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 멜빈대학교 신입생들은 이 방면에서는 전혀 문외한인 듯 보인다. 매우 관심들이 있어 할 것이다.
지역개발학과(Community Development)는 학교개교 때부터 요청된 학과로, 아프리카라는 특수 상황에서 학교가 있는 지역부터 전국에 걸쳐 개발을 계속 추구하고 있으니, 멜빈대학이 종합대학교이니만큼 관심을 두라는 뜻에서 정부의 방침에 의해 인준된 4년제 정규과정이다. 이 과목을 통해서 아프리카 지역 개발의 현황과 개발의 필요성과 도전이 학생들에게 있기를 바란다.
성서적상담학과(Biblical Counseling)는 상담을 성경적으로 찾아보고 연구하고 또 가르치는 4년제 정규과정이다.
아무튼 힘든 과정이 있음에도 멜빈대학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하고, 이제 케냐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정규 4년제 B.A 과정도 시작하게끔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고국의 교회들, 목회자들, 그리고 성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서병채